최근 들어 뉴스매체에서 ‘뉴 라운드’란 말이 빠지지 않고 있다. 모 검색사이트를 이용해 찾아본 ‘뉴 라운드(New Round)’에 대한 내용은 모두 2222개. 그렇다면 ‘뉴 라운드’란 무엇인가.

‘뉴 라운드’는 WTO체제를 탄생시킨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변화된 세계 무역질서에 맞게 조정하기 위해 마련된 다자간 무역협상이다. 우루과이 라운드에 이어 새로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셈.

‘라운드’란 2자간 협상과 달리 여러 이해 당사자가 둘러앉아 협상을 벌인다는 의미로 보통 협상이 시작된 도시나 국가명을 붙여 부른다.

1947년 제네바 라운드를 시작으로 한국에 쌀시장 개방이라는 변화를 몰고온 94년 우루과이 라운드(UR)까지 다자간 무역협상은 8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9번째 다자간무역협상인 뉴라운드는 UR 이후 남아있는 무역장벽을 제거하자는 취지로 98년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차 WTO 각료회의에서 처음 거론됐다.

그러나 뉴라운드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됐던 99년 12월 미국 시애틀 제3차 WTO 각료회의는 주요국들이 협상의제 문제로 첨예한 대립을 보여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올해 들어 다시 출범논의가 급물살을 탔으며 지난 14일 도하에서 열린 4차 각료회의에서 142개 회원국 장관들이 공식 합의, 출범하게 됐다.

하지만 ‘뉴 라운드’란 이름은 그리 오래 사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유명사처럼 통용되고 있지만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체제의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지난 1995년 출범한 WTO가 처음 다자간 무역규범을 만든다는 의미 밖에 없기 때문이다.

WTO 의장 초안 어디에도 뉴라운드라는 표기가 없는 것과 외신들의 표현에도 영문 이니셜이 대문자로 표기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관례상 새로운 라운드의 이름은 UR의 예에서 보듯 개최국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개최국이나도시의 이름을 붙인다.

이 경우 ‘도하 라운드’ 혹은 ‘카타르 라운드’가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이번 각료회의의 경우 99년 시애틀 각료회의 이후 개발도상국의 발언권이 강해진 만큼 개도국그룹이 주장해 온 ‘새로운 개발의제(New Development Agenda)’라는 다소 생경한 이름이 붙여질 가능성도 있다.

이름이 어떻든 바뀌든 간에 오는 2005년 1월까지 3년간 농산물 시장개방의 폭이나 방법, 서비스업 개방 일정, 반덤핑협정 개정 방법 등 세부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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