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양배추·양파등 겨울채소류에 비상이 걸리면서 제주지역 농업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이 무너져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는 단발성이 아닌 UR협상에 따른 시장개방과 중국산 농산물의 국내시장 잠식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도내 주요 밭작물 재배동향을 보면 지난 90년 9000여㏊였던 맥주보리 재배면적이 올해는 3450㏊, 각각 5000여㏊에 이르던 유채·참깨는 1100∼1200여㏊ 수준으로 크게 감축됐다.

반면 1047㏊에 불과했던 당근은 2600여㏊, 각각 780여㏊·430여㏊였던 양배추·양파는 1400여㏊·800여㏊로 겨울채소류로 몰리고 있다.

또 가격 추이에 따라 해마다 겨울채소류 재배면적과 조수입이 들쭉날쭉 하는가 하면 겨울채소 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맥주보리 재배가 다시 늘어나는 등 농사가 투기화된 실정이다.

지난해 조수입이 각각 289억원·209억원으로 도내 농작물중 5·6위의 위치를 차지하는 당근·양배추는 출하초반부터 가격 폭락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 가락동공판장 가격은 당근이 20㎏ 한 상자에 8000∼1만원대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0%이상, 양배추는 10㎏에 1300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이상 떨어졌다.

양파(2000년 조수입 146억원)도 내년 출하기때 처리난이 우려되면서 지역농협별로 재배면적 30% 줄이기에 나섰다.

감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조수입(지난해 787억원)을 안겨주는 가을감자도 가격 전망이 불투명, 밭작물 기반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더욱이‘뉴라운드’ 협상이 타결될 경우 관세율 대폭 감축 등으로 중국산의 시장잠식이 더욱 가속화 될 수밖에 없어 단발성 응급처방이 아닌 가격·품질 경쟁력 확대 등 안정적인 소득기반 확보를 위한 근본처방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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