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채소 처리난 반복…대체 작목 유도
수매가 인상 기대…최종 수매가 불투명

▲ 월동채소 처리난 반복과 수매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심리로 올해 제주 맥주보리 생산량이 지난해의 5배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면서 안정적인 판로확보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누렇게 익어가면서 수확을 앞둔 애월읍 광령리의 보리밭 전경. 김용현 기자
올해 제주 맥주보리 생산량이 지난해 5배가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월동채소 작부 체계의 모델이 될 것이란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작목 선택 폭이 넓지 않아 '전략적 판로 확보'라는 과제가 던져졌다.
 
농협중앙회제주본부(본부장 강덕재)는 19일 당장 수매를 앞둔 마늘과 맥주보리를 중심으로 한 밭작물 당면사항 회의를 진행했다.
 
올해산 제주 맥주보리 생산규모는 2291㏊·1만81t으로 지난해산 654㏊·1977t과 비교해 면적 대비 3.5배(30.3%), 생산량은 5배 이상(509.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재배의향 조사 결과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9월 조사 때만 하더라도 1727㏊·6848t수준이었지만 이후 과잉생산 양배추 처리 과정에서 산지폐기 후 대체 작목으로 맥주보리를 유도한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주요 월동 작목들이 벌써 3년째 자연 재해를 피하지 못하거나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급락에 '산지격리' 등의 홍역을 치르며 대체 작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산 맥주보리 가격이 1·2등급을 기준으로 40㎏ 1포 당 4만3000원을 기록, 전년 대비 19.4%나 오른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올해 맥주보리는 전량 농협중앙회를 통해 수매될 예정인데다 수매가격 역시 지자체 보조를 포함 40㎏ 1포 당 4만800원에서 5만원 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건은 판로다. 올해는 타 지역 맥주보리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들며 제주산 수매가 원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현재 생산 예산량만 제주 연간 맥주 소비량(약 2만5000㎘내외·5000t 소요)의 두 배가 넘는다. 또 지난해 하반기 수입 맥주보리와 맥아(맥주제조용) 기본관세율(30%) 부활에 대한 관련 업계 반발이 만만치 않은 점 역시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맥주보리에 대한 지자체 보조는 전국에서 제주가 유일하다"며 "생산량 분산이라는 효과는 일단 확인한 만큼 안정적인 판로 유지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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