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상담소 6명 삼도2동 골목 점검
주정차 차량 통행 불가능…편의시설 전무

원도심 활성화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는 제주시 삼도2동 '문화예술의 거리'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없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소장 김경미)는 지난 19일 장애인 4명과 비장애인 2명과 함께 예술인 점포 등이 들어선 옛 제주대학병원 인근 골목을 거닐었다.
 
이번 탐방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실시되는 '장애인에 의한,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이 편한 우리동네-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사업으로, 마을을 직접 거닐어 보며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골목을 거닐던 참가자들은 실망 뿐이었다. 
 
골목마다 주치된 차들로 휠체어를 타고 거리를 거닌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으며, 일부 도로는 바닥이 평탄치 않아서 혼자서 휠체어를 끌 수 없었다. 
 
좁은 골목을 '곡예'하듯 지나가는 난폭운전 차들로 인해 위협을 느끼기는 순간도 있었다. 심지어 이런 상황을 제재하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
 
박경수씨(가명·55·지체장애 1급)는 "우리 동네는 (장애인이) 살기 좋은 동네가 아니"라며 "원도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불편은 예상했지만 행정 지원을 받는 거리 마저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는 것은 배려를 안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더구나 휴식할 수 있는 벤치, 경관석 등은 무용지물이었다. 주차된 차량에 가려 벤치를 찾는 일은 '숨은 그림찾기' 같았다. 벤치를 발견해도 주차된 차량 사이가 좁아 휠체어가 접근할 수 없었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전무한 셈이다.
 
김경미 소장은 "자신의 마을을 손쉽게 거니는 것은 모든 장애인들의 로망"이라며 "장애인들도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함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행정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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