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4060] 30. 서양화가 김옥자씨

▲ 환갑을 넘은 나이에 서양화가로 변신한 김옥자씨. 한 권 기자
환갑 넘어 그림에 취미
각종 대회서 실력 인정
지난해 첫 개인전 열어
 
"아직 늦지 않았다. 하면 된다"

환갑을 넘은 나이에 서양화가로 변신한 김옥자씨(70)의 인생2막 열쇠다. 그가 붓과 나이프를 잡고 유화로 표현하는 화폭에는 진한 삶의 색채가 담겨있다.

제주시 용담해안도로에서 아리스토캣 펜션을 운영하는 김씨는 2006년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문화센터를 열게 되면서 그림과 인연을 맺게 됐다. 60평생 그림이라고는 취미생활로 전시회를 다니며 본 것이 전부라 처음 붓을 잡았을때는 선생님이 가르쳐주는대로만 그림을 그렸던 그였다.

그런 서툰 솜씨에도 캔버스에 채워지는 색감에 놀라 "된다. 된다" 소리치며 화실을 뛰어다녔는가 하면 자신감을 얻고나서부터는 평소 좋아하던 장미꽃에 도전, 그렇게 그린 꽃만 몇만송이에 이를 정도로 열정을 태웠다.

문화센터가 문을 닫은 후에는 집에서 그림을 그렸지만 유화냄새 때문에 지난해 펜션 보일러실을 개조해 화실을 꾸미는 등 붓을 놓지 않았다. 화폭을 채우는 재미에 빠져 완성된 작품들은 펜션은 물론 아들·딸 집을 전시회장으로 바꾸어놨다.

출발은 늦었지만 화가로서의 선택은 재능을 확인하는 충분한 계기가 됐다.

2008년 대한민국 환경 미술대전과 경상남도 환경 미술대전에서 각각 우수상과 입선을 수상한데 이어 2009년에는 대한민국 남북통일 예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처음으로 개인전시회를 열었다. 어머니의 칠순을 기념하는 자녀들의 마음이 모이면서 화실에만 두었던 30여점의 작품들이 세상에 선보였다.

'화려한 외출'이란 전시회 이름은 뒤늦게 시작한 그림을 통해 생의 기쁨을 만나고 있는 김씨의 인생2막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김옥자씨는 "70평생 살아온 인생을 부정할 수는 없다. 남은 인생을 정말 아름답게 살며 늙고 싶다"며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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