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이 속속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K-뷰티 열풍으로 국산 브랜드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 분야가 수출 '효자 업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7일 유통·패션업계에 따르면 로만손이 운영하는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레드'(J.ESTINA RED)는 최근 화장품과 패션잡화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왕관 모양의 티아라 액세서리로 유명한 제이에스티나가 잡화 제품을 취급하긴 했지만 제이에스티나 또는 자매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 레드가 화장품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은 립스틱·아이섀도를 비롯한 화장품과 스트리트 캐주얼 웨어 브랜드 '라이풀', 아이웨어 전문 브랜드 '스테판 크리스티앙' 등과 협업한 패션잡화·라이프스타일 신제품이다. 
 
제이에스티나 관계자는 "이달 11일까지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1층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을 연다"며 "올해 하반기 안에 단독 매장과 온라인 매장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빅뱅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트도 패션 사업에 이어 최근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면서 '문샷'(moonshot)이라는 브랜드를 내놨다.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착륙에 성공한 뒤, 사람들이 달에 우주선을 쏴 상상을 현실로 만든 기적을 문샷이라 부른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YG는 화장품 전문업체 코스온과 손을 잡고 기초·베이스메이크업·색조화장 제품 200여종을 내놨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10대 후반∼20대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국내 로드숍 브랜드와, 30대 이상 여성이 주요 사용하는 수입 고가 브랜드의 중간 가격을 책정하고 20∼30대 여성층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는 마스크팩 전문회사 제닉과 손잡고 지난해 말 마스크팩 브랜드인 '티젠'을 내놨다. 
 
티몬은 수를 놓은 레이스 포장이 특징인 겔 마스크를 출시하며 소셜커머스 업체 가운데는 가장 먼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1942년 설립된 뒤 70여년간 도자기 생산에만 역량을 쏟아온 행남자기 역시 지난해부터 의료기 전문 제조업체에 투자해 의료기와 화장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라믹 기술을 화장품 원료로 이용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행남자기의 전략이다. 
 
이처럼 전혀 다른 업종에서 입지를 다져온 국내 기업들이 속속 화장품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중국인 고객 가운데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코스맥스 등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제조업체들이 있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을 택할 경우 진입장벽이 크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기술력 없이 'K-뷰티' 열풍에만 편승해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많아질 경우 한국 제품이라는 라벨을 붙이고도 중국인 고객들에게 외면당하는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의 기술력에 신뢰가 커진데다 최근 중국이 기초화장품(피부 보호용 화장품) 관세율을 낮추면서 중국 진출이 더 용이해졌다"며 "하지만 차별화한 제품이나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면 (국내 기업들이) 한꺼번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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