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장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메르스로 입도관광객이 목표치보다 약 7만5000여명 감소, 관광지출액은 약 1400억원이 감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90%에 육박하던 제주-김포 노선 항공기 탑승률도 반토막이 났고, 전세버스와 렌터카 예약률 역시 각각 5~15%, 30~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진자 중 한 명이 잠복기에 제주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향후 전망 또한 어두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협회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메르스 이후 예약 취소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약 취소는 물론이고 향후 예약 문의가 없어 더 이상 취소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으며,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생각들이 주를 이뤘다.
 
이 중 개별관광객 중심으로 운영되는 업체들보다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주고객으로 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더욱 막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관광은 양적 성장을 뛰어넘어 질적 성장의 과제를 달성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현 제주관광의 모습은 양적으로 높은 성장은 이뤘으나 질적 성장을 이루기에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적 문제들을 안고 있다.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제주관광의 구조적 문제점으로는 관광객 송출국에 휘둘리는 후진국형 관광객 수용환경, 특정시장 편중과 저가 패키지 단체관광객 위주 운영 등이다. 
 
제주관광이 질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민소득을 높이는 '균형 성장', 외부충격에 민감하지 않은 '안정적 성장', 환경비용을 관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세 가지 전략 목표를 세우고 각각에 대한 세부과제들을 선별해 추진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메르스 이후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전략적 추진과제로 중국, 러시아, 동남아 시장 등 관광시장 다변화, 개별관광객 유치에 힘쓸 필요성이 있다. 
 
개별관광객을 타겟으로 하는 일부 관광지들의 경우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입장객 증가 혹은 유지 상태를 경험하는 곳들이 있다. 
 
이는 향후 제주관광이 개별관광객 유치를 통해 외부충격에 민감하지 않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사업체들은 메르스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의 현 위기 상황을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관광업계 영업환경은 '출혈경쟁'으로 요약될 만큼 열악한 실정이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는 업체들조차 이러한 무리한 경쟁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수익성 감소, 경영압박으로 이어지는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 
 
이제 제주관광 체질개선은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이며 메르스를 계기로 상생을 위한 관광사업체 합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함께 죽는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자정노력을 꾀하자.  
 
메르스로 인해 켜진 제주관광의 노란불은 향후 과제 및 체질개선 여부에 따라 라 노란불이 파란불이 될 수도 빨간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의 노력으로 전세계가 주목하는 제1의 관광지로 도약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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