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1일 러시아·핀란드 방문을 위한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국을 풀고 국정운영의 가닥을 잡기 위해 필요하다면 김대중 대통령과 만나 현안과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회담 시기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으며 이날 김 대통령의 출국인사를 전하기 위해 공항으로 나왔던 청와대 유선호 정무수석으로부터 영수회담 제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의 뜻을 진실한 것으로, 정파적 이해를 떠나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의지표시로 보고 싶다”며 “그렇게 안하면 국민이 정말 마지막 기대를 버릴 것이며 대통령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승남 검찰총장과 신건 국정원장의 거취와 관련, “책임문제가 거론되는 분들은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한다. 탄핵소추는 헌법상 인정된 마지막 책임추궁 절차로 개인적,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인만큼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총재가 밝힌 김 대통령과의 회담용의를 ‘환영한다’며 “회담이 되도록 빨리 열려 국정운영의 큰 틀이 협의되고 최근에 제기된 여러 문제도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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