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열 작 "가을 바람".


 산사로 가는 길. 숲의 정취를 느끼며 사색하거나 정담을 나누는 공간. 불어온 바람이 풍경을 흔든다. 그리고 햇살, 다시 바람은 분다. 어디의 삶인가.

 ‘숲에 부는 바람’을 담은 서양화가 이상열씨의 첫 개인전이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에서 마련된다. 이번 전시회는 주제에서 엿볼 수 있듯 산사로 가는 길, 그리고 그 길가의 숲에서 느껴지는 사계절의 변화와 느낌을 담고 있다.

 출품작은 30여 점. 작품의 특징은 기존 소재를 탈피하려는 실험성에 있다.

 이씨는 아크릴작업을 하든 유화·수채화작업을 하든 먹을 쓴다. 작품의 바탕은 그가 직접 만든 한지가 된다.

 이씨는 이에 대해 “최근 한지작업을 많이 했다. 먹과 한지가 주는 명상의 느낌이 좋다”고 말한다. 유화도 두터운 한지에 그려진다. 종이의 결이 느껴져 색다른 맛을 준다.

 ‘숲에 부는 바람’은 ‘봄내음’에서 시작된다. 또 삼나무 ‘숲Ⅰ·Ⅱ’가 있고 연꽃과 작약을 통해 ‘조용한 침묵’과 ‘그 해 여름’을 표현했다. 이어 때로는 뼈에 사무칠 정도로스산하고, 때로는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한 억새밭. ‘가을바람’이란 작품 속에는 바람에 몸을 부대끼며 흩날리는 ‘으악새’우는 소리가 가슴팍 깊숙이 메아리친다.

 겨울은 ‘짙은 안개’와 ‘세월의 향기’에서 느껴진다. 대작으로서는 150호 크기의 ‘숲에 오니, 바다가 그립다’가 있다.

 이씨는 제주대 미술학과와 제주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제주대 미술학과 87학번 여성 미술인들의 모임인 잇꽃회와 에뜨왈회·그루터기 회원으로 활동하며 제주관광대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전시 개막=25일 오후 3시. 문의=(064)744-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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