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기 명물 온·오프라인 서포터즈 '운집'
한양공고 등 '12번째 선수'…장외대결 열전

▲ 한양공고축구발전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학부모 서포터즈가 20일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고교 축구에서도 '12번째 선수'로 불리는 서포터즈는 경기에 나선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축구 경기는 녹색 그라운드에서면 펼쳐지는 것이 아니다.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는 여름 한 복판 80여분을 뛰는 선수들 뒤에는 그보다 서 너배는 더 움직이는 '12번째 선수'들이 있다. 이제는 어엿이 '백록기 명물'로 자리 잡은 온.오프라인 학부모.동문 서포터즈다.

23회 백록기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 고교 대회로 기록된 2008년 16회 대회(99개교 참가) 수준의 학부모.동문 서포터즈가 '제주'에 운집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전 국민을 하나로 묶었던 것이 '성적'이나 '공'보다는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던 '붉은 악마'였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이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가늠이 된다.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지만 이들 숨은 주역의 활동은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팀 성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메르스 여파로 여름 단체 관광이 위축되면서 서포터즈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12번째 선수'들의 장외 대결 역시 뜨겁다.

단연 돋보이는 것이 올해로 15번째 백록기를 노리는 한양공고다. 한양공고축구발전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학부모 서포터즈는 '백록기 시계'보다 최소 30분 먼저 움직인다. 운동장에서 선수단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 게시판의 실시간 경기 소식에 주목하며 적극적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남축구클럽과 대전유성생명과학고, 용호고 등도 학부모 서포터즈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23번째 백록기 주인공을 향해 피치를 올리고 있다. 

멀리 베트남에서도 응원 메시지가 날라 왔다. 제주 출신 강한섭씨는 충북 운호고에서 뛰고 있는 아들(1학년 강호석)의 경기를 '제민일보'를 통해 실시간 응원했다. 강씨는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모처럼 집에 돌아왔을 아들을 생각하니 힘이 난다"며 "내년, 내후년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제주 그라운드를 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무려 12팀이 참가한 경기 고교 팀들 역시 백록기를 향한 선의의 경쟁과 더불어 '지역 명예'를 위해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으로 학생 축구만의 매력을 쏟아냈다.

제주팀들의 학교.동문서포터즈들도 매 경기 온라인을 통한 응원전으로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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