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배우·사업 다양한 분야서 활약

'더 넓은 곳'을 향한 아나운서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김일중 SBS 아나운서는 오는 7일부로 10년간 몸담은 SBS를 떠난다.
 
'한밤의 TV연예' '자기야-백년손님'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던 그는 지난달 말 사표를 냈고 회사의 만류에도 결국 퇴사하게 됐다.
 
김 아나운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좀 더 넓은 환경에서 다양한 방송에 도전하고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퇴사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같은 해에 방송사에 입사한 KBS 출신 전현무와 MBC 출신 오상진의 활약에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TV프로그램, 라디오, CF를 넘나들며 종횡무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즌제 프로그램 때문에 때에 따라 다르지만, 고정으로 맡은 프로그램만 7∼8개 정도가 될 정도로 '대박'을 쳤다. 
 
오상진은 진행자가 아닌 배우로 방향을 틀었다. 훤칠한 외모로 아나운서 시절부터 팬을 모았던 그는 SBS TV '별에서 온 그대'를 비롯해 KBS, MBC 단막극이나 웹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라피를 쌓고 있다.
 
 
아나운서들의 '프리 선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6년 손석희 당시 MBC 아나운서 국장, 강수정·김병찬 KBS 아나운서가 사표를 제출했고 2007년에는 김성주 MBC 아나운서와 신영일 KBS 아나운서가, 2008년엔 박지윤 KBS 아나운서가 '홀로 서기'에 나섰다.
 
자체 내규로 퇴직 아나운서의 출연을 금지하던 KBS는 스타성을 지닌 아나운서들의 퇴사가 이어지자 2008년 노사 합의로 퇴직 후 프리랜서가 된 아나운서는 3년간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하기도 했다.
 
이런 제약에도 2012년에는 전현무, 김경란 KBS 아나운서가 오랜 둥지를 떠났고 2013년과 2014년에는 문지애, 최일구, 박혜진, 서현진, 한석준 등 MBC 아나운서들의 퇴사가 이어졌다. 
 
올해도 김일중 아나운서 이전에 오정연·황수경 KBS 아나운서, 김경화 MBC 아나운서가 잇따라 회사를 나왔다. 
 
2000년대 중반 여러 예능에서 활약하는 아나운서들의 출연료가 회당 2만∼3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프리 선언' 아나운서들은 "돈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퇴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나운서 경력을 살려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하고 연기자로 전향하거나 강단에 서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쉽지만은 않은 '방송인 되기'에 가장 성공한 인물은 김성주다.
 
퇴사 직후 "정말 빈 벌판에 혼자 서 있는 것 같고 이렇게 추울 줄 몰랐다"고 했던 그는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제42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TV진행자상을 받았다. 프리랜서를 선언한 지 8년 만이다.
 
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의 소속사 관계자는 "프리 선언을 할 정도면 우선 어느 정도 '끼'를 가진 분들이 많고 기본기가 탄탄하기 때문에 제작진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예능과 교양 사이에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사를 나와서도 성공하려면 자신의 캐릭터를 확고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