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 소장

제주국제공항은 지난 여름철 내내 북적거렸다. 연중 가장 많은 여객들이 이용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부족한 시설로 이용객들의 불편함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타당성 조사용역' 2차 도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일단 기존공항을 폐쇄하고 신 공항을 건설하는 안은 제외했다. 즉, 용역을 맡은 한국항공대학교 컨소시엄은 '기존공항에 활주로 1개 증설 안'과 '기존공항을 유지하면서 제2공항 건설 안'을 검토한 뒤 오는 11월 최적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항공편과 이용객이 늘어나면 우리나라와 외국에서는 어떻게 대처해 왔을까.

김포공항의 경우 1987년 기존 활주로에 활주로 1개를 추가하고 제2청사를 준공했으나 더 이상 확장에 한계가 있어 1989년 수도권 제2공항인 인천공항을 새롭게 건설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외국의 경우에도 기존공항 주변이 도시화되면서 부지확보의 어려움과 소음공해로 제2공항을 건설한 사례는 많다.

가까운 동북아를 살펴보면 일본의 도쿄는 도심 공항인 하네다공항의 포화로 제2공항인 나리타공항을 만들었고, 오사카 이타미공항의 포화는 해상공항인 간사이공항을 만들게 했다.

또한 중국 상하이의 도심 홍차오공항의 경우 푸동공항을, 대만의 도심 숭산공항도 해안가에 타오위안공항을 추가 건설해서 대처했다. 베이징과 칭다오도 제2공항을 건설하고 있다.

현지에서 확장의 여지가 있으면 제2활주로를 건설하는 사례도 있다.

일본의 후쿠오카공항과 오키나와 나하공항이다. 후쿠오카공항은 기존 공항 안에서 활주로를 증설하고 있는데, 수용능력 증가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오키나와 나하공항은 기존 활주로와 1310m 떨어진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만들고 있다. 수심이 평균 4∼6m 정도다.

일반적으로 도심 외곽의 제2공항들은 24시간 운영한다. 초기에는 공항 이원화로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도심공항은 주로 국내선을, 제2공항은 국제선으로 특성을 살리면서 지금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제주권 공항인프라도 현지 확장이나 제2공항 건설이나 나름대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도심공항은 접근성이 뛰어나고 기존 도로 등 육상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에 비해 미래에 대한 확장성의 제한과 소음피해로 24시간 운영이 제약을 받는다.

현 제주공항에서 활주로를 추가 건설하려면 바다 쪽으로 나아가 높이를 맞춰야 하는데 기존 활주로는 해수면으로부터 약 25m 정도 높다.

건물 8층 높이로 바다 쪽의 수심도 깊어서 현재 공항의 높이와 맞추려면 투자비가 상당히 소요되고, 청사와도 멀어져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 도두봉과 하수종말처리장 처리도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만일 제2공항을 건설한다면 아직 후보지가 확정되지 않아 비교할 수 없으나 앞으로 30년 혹은 50년 등 더 멀리 내다봐야 할 것이다.

소음이 최소화되고, 늘어나는 수요에 단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확장성이 있는 지역이 돼야 할 것이다. 인천공항은 현재도 3단계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미래수요예측은 여러 가지 기법을 동원해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상 수요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개연성 때문에 이번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는 확장성에 더 큰 의미를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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