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현재 69척 나포…3년새 102% 증가
어장 황폐화·어획량 감소·시장 교란 등 '삼중고'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잇따르면서 도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어종에 관계없이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등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는데다 어획량까지 감소하는 등 생계에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일 현재까지 제주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은 모두 69척으로 이미 지난해 58척을 넘어섰다.
또 지난 2012년 34척에 비해 3년 새 10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담보금 역시 올해 같은 기간 42억4600만원으로 지난해 21억9800만원에 비해 갑절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제주해경의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된 돌고래호 전복 사고 실종자 집중 수색 기간 이후 9~10월에만 32척이 무더기로 나포되는 등 중국 어선들이 해상 경비 공백을 노려 불법 조업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중국 어선들의 무분별한 불법 조업이 극성을 부리면서 도내 어민들은 속만 끙끙 앓고 있다.
8~12월 제주도 서쪽 차귀도 해상 및 추자도·마라도 인근에 조기 어장이 형성되지만 중국 선적 유망어선 및 저인망어선들이 규격을 위반한 촘촘한 그물코로 마구잡이식 조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적게는 십여척에서 많게는 백여척이 무리지어 조업하면서 되레 우리나라 어선들이 중국 어선을 피해 다니는 등 해상 치안 붕괴로 '제 집을 뺏긴' 상황이다.
한림어선주협회 관계자는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다가갔다가 오히려 잡은 물고기들을 다 뺏기는 경우도 적잖다. 노략질이 따로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제주시어선주협회 관계자는 "중국 어선들은 제주 해상에서 잡은 물고기들을 싼 값에 우리나라로 역수출하고 있다. 시장까지 교란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어장도 뺏긴데다 중국산 수산물의 가격 공세로 어민들만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고경호 기자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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