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1.5㎝이하 파쇄' 등 방제지침·보관방법 미이행
매개 솔수염하늘소 생육환경 조성 재선충병 확산 우려

▲ 12일 제주시 오등동의 한천저류지 인근에는 파쇄한 고사목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소나무 무덤'을 방불케 했다.
일부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 처리가 '날림'으로 이뤄지면서 2차 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에는 벌채산물의 경우 두께 1.5㎝ 이하로 파쇄하고 파쇄산물은 임지에 골고루 흩뿌려 부식을 촉진토록 하고 있다.

이는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2~3㎝ 가량 성장한 후 우화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고사목 처리장에서 산림청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재선충병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12일 제주시 오등동의 한천저류지 인근에는 파쇄한 고사목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소나무 무덤'을 방불케 했다.

파쇄한 나무를 확인한 결과 두께 2㎝ 이상의 나무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고사목을 수거해 파쇄한 뒤 원목으로 이용하는 제주시 한림읍의 한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곳에서는 고사목을 1차 파쇄 후 고사목처리장에 보관하다가 공장으로 옮겨 다시 한 번 파쇄해 제품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1차 파쇄목을 덮개 등도 없이 고사목처리장에 보관, 솔수염하늘소가 생육할 우려를 낳았다.

업체 관계자는 "야외에 보관하는 파쇄목은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솔수염하늘소를 본적이 없다"며 "제품 생산을 위해 재 파쇄를 할 때는 1.5㎝ 이하로 파쇄하기 때문에 솔수염하늘소가 우화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고사목 99%가 1.5㎝ 이하로 파쇄되고 있지만 일부가 파쇄기에 들어가는 도중에 튀어 지침보다 큰 나무조각도 나올 수 있다"며 "재선충병 예찰과 처리업체 지도 등을 강화하는 등 재선충병 감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서 지난 2013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재선충병에 감염돼 파쇄한 소나무는 모두 15만3400t에 이르고 있다. 고영진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