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편집부 차장

지난 16일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창설된 것을 기념하는 '세계 식량의 날'이었다. 그러나 한쪽에선 '반지의 날' 행사가 열렸다. '반지'는 '反GMO'로 유전자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행동하는 날이다. GMO는 한 생물체의 유전자를 빼내 그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은 생물에 삽입, 유용한 기능을 포함시킨 것이다. 수입산 콩이나 옥수수에 GMO가 포함됐다는 것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조만간 국내에서 개발된 GMO가 상용화된다고 한다. 최근 정부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레스베라톨 쌀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안전성 심사가 연내 시작된다. 레스베라톨(resveratrol)은 항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또 따른 GMO작물인 바이러스에 강한 고추, 제초제에 강한 잔디도 안전성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 심사를 통과한 GMO작물은 350여종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상용화가 되지 못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식품에 사용된 모든 원재료나 성분을 표시하는 식품완전표시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는 GMO 관련 정보를 표기한 식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5순위 안에 드는 원재료가 아니면 GMO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면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또 원료의 원산지가 평균 세 나라 이상일 정도로 자주 바뀔 경우 그냥 '수입산'으로 표기해도 된다고 한다. 현행 식품완전표시제가 예외 조항이 많은 '불완전한' 제도라는 이야기다. GMO의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일 EU 28개 회원국 중 19개국이 GMO 작물 재배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GMO 식품의 종주국으로 여겨지는 미국에서도 최근 여론조사결과 GMO 식품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의견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먹는 음식이 바로 나'라는 말이 있다.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고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식품완전표시제의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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