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통시장은 바야흐로 ‘군웅할거 시대’에 돌입했다. 경기 불황 찬바람은 대형 유통매장까지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3년 연속 감귤값 폭락의 영향으로 자금 흐름이 막히면서 중소매장 지도를 날마다 새로 그려야할 정도가 됐다. 재래시장의 어려움도 덜어지지 않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이용 증가도 괄목할만하다.


△대형할인매장 과점, 언제까지=지난 8월 데이마트와 얼마전 셀비즈 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꾼 부귀쇼핑타운이 신제주권역에 문을 열면서 할인매장들의 힘 겨루기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이마트와 뉴월드마트(3개), 하나로클럽 등을 포함해 제주시에만 8개 중·대형 할인매장이 경쟁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매출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매장별 수익을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다. 셔틀버스 운행 중단이 큰 영향이 없었던 것처럼 경쟁업체가 늘어나면서 다소 매출액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새 매장을 이용하는 신규 고객이 늘어나 동네상권만 고객을 빼앗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장별 전문화·차별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이마트와 데이마트는 친환경농산물 코너 운영 등 지역 끌어안기에 고개를 돌리고 있는가 하면 뉴월드마트는 중소기업전을 유치하는 등 도내 업체와의 공생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내년초 문을 열 예정인 뉴월드마트 4호점에는 영화관과 스포츠 센터 등 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셀비즈백화점은 고급화 전략을 도입, 뷰티 매장 운영으로 일본·중국관광객까지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내걸고 있다.

△중소매장 “더이상 공생은 없다?”= 중소 유통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공룡’업체들의 틈새를 비집고 어느 업체가, 어떤 형태로 살아남을 지가 관심사다.

제주시 도남동 그랜드마트와 정마트, 킹마트 일부 점포는 24시간 영업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여기에 적극적인 배달영업도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매장과의 가격경쟁에서는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등 청정상품은 가격차가 크게 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도 하다.

미니월마트 체인 등 공동구매를 통한 가격경쟁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아직도 경쟁에 나서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많다.

대형할인매장이 문을 열 때마다 고객을 뺏기는 것은 물론 마트급 매장이 난립하면서 유통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경쟁력이 약한 중형 매장 1~2군데는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재래시장 힘 모으기 안간힘=최근 들어 재래시장과 상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동문시장이 제주은행 등 도내 기업 등과의 자매결연을 통해 이용자 편의를 강조한 변신을 시도했는가 하면 제주시 오일시장도 가격파괴·먹거리장터 운영 등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유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중앙지하상가와 칠성로는 최근 모 카드회사의 영업전략을 등에 업고 무이자할부서비스 제공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제주중앙지하상가는 특히 번영회 차원에서 유모차 대여와 정수기 비치, 환율전광판 설치 등 서비스를 도입, ‘합격점’을 받아놓고 있는 상태. 연말특수를 놓고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깜짝’이벤트까지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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