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

얼마 전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평균키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지역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의 평균키는 173.4㎝였다. 이는 10년 전인 2004년 고3 남학생 평균키인 173.6㎝보다 0.2㎝가량 줄어든 수치이다. 여학생도 같은 기간 161.8㎝에서 161㎝으로 0.8㎝ 작아졌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매해 평균키 기록을 갱신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오히려 키가 작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아이들의 사춘기가 빨라지는 데에 있다. 사춘기가 빨리 찾아오면 그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혀 자라는 키를 방해하게 된다.

여아의 경우 1960년 초경연령이 만 15.9세였으나 점점 연령이 낮아져 2010년에는 평균 만 11.4세에 초경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더 서구화 돼가는 식생활로 인해 불필요한 지방 축적과 식물성 호르몬 등 우리 인체의 성호르몬과 유사한 환경호르몬이 체내에서 뇌와 난소에 교란을 일으키는 데에 큰 원인이 있어 보인다.

남자아이 역시 이러한 이유로 사춘기가 빨리 찾아와 성장판이 일찍 닫혀 결국 키 성장에 방해를 받고 있다.

보통 여자아이가 만 9세 이전에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거나 남자아이가 만 10세 이전에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2차 성징이 오는 시기를 천계라고 하며 하늘의 기운을 받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나이로 여아의 경우 14세, 남아의 경우 16세를 기준으로 삼았다.

하늘의 기운을 받는 이 중요한 시기가 잘못된 식습관 및 수면·운동 부족으로 인해 빨라지고 있다. 누구보다 소중한 아이에게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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