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지감귤에 대한 정부 수매가 3일 도내 16개 감귤 선과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그러나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이날 감귤수매에서는 농수산물유통공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협제주지역본부와 회원농협, 제주개발공사 감귤가공공장 등 4개 관련기관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부 농가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제주시 아라동 아일선과장의 경우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수매작업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농산물품질관리원이 `감귤 상당량이 수매 규격에서 벗어난다"며 다시 선과하도록 요구하면서 농가와 마찰을 빚어 수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감귤농민 홍영보(46.제주시 아라동)씨는 "정부 수매 감귤이 열매 크기를 8-9번과로 제한하는 등 이번 수매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불평했다.

현경희 제주시농협조합장은 "감귤 가격안정을 위해 2등품 감귤을 시장에서 격리하자는 뜻에서 실시되는 이번 감귤수매가 농가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은 채 과도하게 검사가 이뤄질 경우 결국 시장출하 통제에서 실패하게 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농민들은 "정부 수매품을 8-9번과로 한정하고 모두 가공 처리키로 돼있어 그동안 가공용으로 처리되던 비상품 감귤들의 처리는 더욱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제주=연합뉴스) 김승범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