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4세로 제주가 뿌리인 강하나양. 열 네살 소녀 '정민'을 열연해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김동일 기자

5일 '귀향' 제주 시사회 조정래 감독 등 한자리
재일동포 4세 강하나양 비극의 역사 공유 당부

"'귀향'이 한 번 상영될 때마다 타지에서 떠도는 위안부 소녀 한 명의 영혼을 고향으로 모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이 후원자 시사회를 통해 5일 제주를 찾았다. 영화는 촬영지인 경남 거창군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부산 등에 이어 지방에서는 마지막으로 제주에서 상영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연출·제작을 맡은 조정래 감독을 비롯해 출연배우와 제작 스태프가 자리를 함께했다.

조정래 감독(44)은 "많은 제주도민이 '귀향'을 후원해 주셨는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주를 방문했다"며 "14년 만에 후원자들에게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원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영화로 잘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영화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면 많은 분들에게 입소문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열네 살 소녀 '정민'을 연기한 재일동포 4세 강하나양(17)은 제주의 뿌리를 갖고 있는 배우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강하나양은 "시사회에서 무대 인사를 하는 것은 제주가 처음"이라며 "고향인 제주에서 무대인사를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길원옥 할머니가 학교에 방문해 강연을 한 적이 있다"며 "이를 계기로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귀향'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양은 "많은 분들이 '귀향'을 통해 당시 이러한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과 아픔을 함께 공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귀향'은 살아남은 자의 가슴 아픈 기억뿐만 아니라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영혼을 함께 치유했다. 

또 엔딩크레딧을 통해서는 '귀향'에 대한 후원자들의 마음이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한국 영화 사상 가장 긴 '귀향'의 엔딩크레딧에는 5만여명의 후원자 이름이 모두 새겨졌다.

한편 '귀향'은 후반 작업을 거쳐 오는 3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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