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편집부 차장

인류가 커피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것은 9세기경 에티오피아에서다. 원래 커피는 종교의식에 사용되다 점차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기호품으로 변했다. 세계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1475년 오스만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문을 연 '키바 한(Kiva Han)'이다. 당시 커피하우스는 차를 마시는 장소이면서 사람들이 사회·정치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곳이었다.  커피는 17세기에 유럽으로 건너갔지만 기독교 문화가 강했던 탓에 '이슬람의 와인'으로 불리며 환영받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종황제가 1896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관에 머물 당시 커피를 처음 접한 후 애호가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인은 밥보다 커피를 더 자주 먹는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의 커피 섭취 빈도는 주당 11.99회로 쌀밥(6.52회), 잡곡밥(8.93회) 보다 더 많았다. 커피를 하루 1.7잔씩 마시는 셈이다. 또 하루 1회 이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3명당 2명꼴(66.06%)이었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에 따르면 한국인이 2014년 한해 동안 마신 커피는 평균 341잔으로 전년도 보다 14.4% 증가했다. 커피수입시장 규모도 2014년 5억9000만 달러로 10년전 보다 3.6배 늘어났다. 2000년부터 해마다 9%씩 고도 성장을 이어온 커피 시장은 2014년 5조4000억원 규모로 커졌는데 인스턴트 커피가 1조8000억원, 커피 전문점이 2조5000억원, 캔·병 커피 시장이 1조1000억원을 차지한다. 1970년대 다방에서 마시던 커피가 이제는 집에서도 내려마실수 있는 일상의 음료로 자리잡은 결과다. 한 집 걸러 커피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커피전문점도 많아졌다. 최근에는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전국 커피전문점이 5만개에 육박한다. 4000∼5000원짜리 대형 전문점 커피도 있지만 알뜰족을 위한 1000원대 커피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젠 커피가 기호식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커피 한잔이 빠질수 없고 식사후 커피는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불황에도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라서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은 좀처럼 식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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