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탄핵소추안과 관련, 표결처리와 저지로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6일 국회 본회의에 탄핵안을 보고할 예정이어서 정국대치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이 탄핵추진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탄핵안의 국회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만섭 의장은 "국회의장은 탄핵안에 대해 즉시 보고토록 돼있다"며 "여야 총무들이 합의하지 못할 경우 오늘 본회의가 열리는 만큼 먼저 보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자민련측을 집중 설득해 8일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민주당은 탄핵안의 부당성을 홍보하되 본회의에 보고될 경우 법사위에 회부하거나 아예 표결에 불참해 부결시키기로 했다.

신 총장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시점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자동 폐기된다. 만약 가결되면 즉시 검찰총장 권한이 중지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이뤄질 때까지 대검차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자민련은 이날 의원총회를 갖고 최종 당론을 결정할 예정이나 김종필(金鍾泌)총재가 이미 탄핵 반대입장을 명확히 함으로써 탄핵에 반대, 표결에 불참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민국당 소속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과 강숙자(姜淑子) 의원과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과 무소속이 반대할 경우 한나라당은 의결정족수인 과반(137석)에서 1석 모자라 단독처리가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신 총장 탄핵을 추진하는 이유를 집중 홍보하면서 자민련의원들과 개별접촉을 병행한다는 원칙아래 6일 낮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과반수 확보 등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자민련이 돌아선 만큼 이제 우리에게 탈출구는 없다"면서 "탄핵안은 회기내 처리한다는 게 확고한 당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자민련과 연대, 탄핵안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이만섭 의장에게 탄핵제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설득하되, 본회의에 보고될 경우 8일표결에도 대비키로 했다.

당 지도부는 ▲본회의 의결로 법사위에 회부하는 방안 ▲자민련과 함께 본회의에 불참하는 방안 ▲본회의 표결 등 정면승부를 통한 저지 등 3개안을 검토중이나,법사위 회부는 원내 과반에 육박하는 한나라당이 반대할 경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본회의 불참 또는 표결처리 방안 중 택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탄핵안은 8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고되는 경우 법사위에 넘길 것인지, 8일 자민련의 도움으로 배척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JP의 탄핵반대로 야당이 표결처리 하려해도 재적 과반수를 확보할수 없게 됐다"면서 "민국당이 당론으로 반대하고 무소속도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표결불참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검찰총장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존중하려는 헌법정신을 훼손한,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며 비상식적인 행위"라면서 "한나라당이 탄핵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거듭 요구한다"고 강조했다.(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김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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