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부채 비중 114.5% 지방 평균 앞질러
자산 70% 고정…원금·이자 상환 부담만 '눈덩이'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자산'은 늘었지만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지역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2015년 가계금융·복지 조사를 토대로 제주 가계 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전망도 어두웠다.

제주지역 가구당 평균 자산은 2억8482만원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평균(2억8051만원)을 앞질렀다.

이처럼 자산이 늘어난 데는 '부동산 경기'가 작용했다. 지난해 집값과 땅값 상승률 모두 전국 상위권을 기록하면서 가구당 평균 부동산 평가액은 1억9955만원으로 지난해 1억8374만원에 비해 1581만원(7.9%) 늘었다.

문제는 빚이었다. 통계상 도내 가구당 평균 부채는 4657만원으로 전년(4317만원)에 비해 2.4%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16.4%로 수도권과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평균(15.5%)을 0.9%포인트 앞질렀다. 지방 중에서는 대구(17.4%)와 전북(16.5%)에 이어 세 번째 수준이다. 부채 증가율은 이미 소득을 넘어섰다. 소득 대비 부채 비중은 114.5%로 지방 평균(96.9%)과 17.6%나 차이가 났다. 부동산 호황세를 누렸던 대구(122.8%)만 제주를 넘어섰을 뿐이다.

실제 도내 가구당 평균 소득은 4066만원으로 관련 조사 후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지만 빚 부담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구당 금융부채(4250만원) 중 74.2%가 주택 등 담보대출(3153만원)이다. 전체 자산 중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상황인데다 최근 도내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집이나 땅을 팔고 부채부터 해결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만기 일시상환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팔 때 한꺼번에 빚을 갚으려는 고령층과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마련한 청년층의 부담이 복합된 상황"이라며 "이자와 원금 상환에 급급하다보니 살림살이가 퍽퍽해지고 경기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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