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나의원 등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감염 환자 중 1a형 유전자형을 가진 감염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제가 보험급여가 되지 않은 문제가 이슈가 된 바 있다. 만성 C형간염 치료제인 길리어드의 하보니와 소발디 치료제의 경우 워낙 고가의 비급여 치료제이다 보니 환자들에게 치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문제는 이 치료제들이 건강보험급여로 적용될 경우에 건강보험재정에도 상당히 부담을 줄 것으로 나타나며, 정부와 제약사 간 약가협상 문제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C형 간염 치료제 뿐 아니라 또 다른 이슈를 몰고 있는 치료제가 있다. 바로 면역항암제다.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검증된 신약이 국내에서 허가부터 건강보험(이하 건보) 급여 적용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환자들은 초조하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암환자들에게서 관심을 모은 약이 바로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값비싼 약값을 환자가 100% 부담하기엔 경제적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한계로 모든 약에 대해 건보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어떤 약을 빠르게 건보 적용을 해줄 것이냐의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모든 약에 대해 건보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내세운 제도가 바로 '위험분담제(risk sharing)'다. 이 제도를 통해 제약사와 정부가 환자의 약값부담을 덜어주고 있으나 8개 치료제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적용된 약제가 극히 제한적이고, 새로운 약제가 제도를 통해 진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 FDA에서도 신속 허가를 내줄 정도로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면역항암제의 경우, 건보 적용에 대한 환자들에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흑색종으로 허가를 받은 키트루다, 옵디보가 대표적 면역항암제로 오는 5월 이내에 폐암 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고가의 항암제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가격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관건은 '건보 적용' 가능성 여부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으로 모든 암환자에게 혜택을 줄 경우 정부의 보험부담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1회 투여 비용이 1000여만원이나 되는 약을 국가에서 95%를 부담하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면역항암제가 흑색종, 위암, 폐암 등 다양한 암에 적응증을 가진 약물이기 때문에 보험급여가 될 경우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건강보험재정의 한계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기란 무리가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자를 한정짓자는 움직임도 있다. 면역항암제에 '바이오마커'를 도입해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를 한정 짓자는 것이다. 키트루다와 옵디보에 대해 'PD-L1 발현율(TPS)'을 바이오마커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임상이 진행 중인 것. 두 항암제의 주요 임상시험 결과 PD-L1 TPS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환자의 반응률(ORR), 즉 치료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TPS 50%가 바이오마커 기준이 된다. 만만치 않은 가격의 면역항암제를 어떤 환자에게 투여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여기에서 갈리는 것이다. 조병철 연세대의대 교수는 "PD-L1이 면역항암제 치료반응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라는 것에는 임상을 통해서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다만 고민이 되는 지점은 면역항암제의 경우 바이오마커 대상이 아닌 환자층에서도 치료 반응율이 좋은 경우가 있는데, 이들 환자를 치료대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그럼에도 면역항암제가 보험급여로 빨리 적용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치료 대상을 선별해서 그 환자들에게 먼저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많은 암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좋은 약물을 건보 적용 한계로 인해 치료혜택의 제한을 두는 비책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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