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5세에 이르는 ‘2535’ 세대를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전이 뜨겁다.

 고객들을 연령·계층·직업 등 다양한 기준으로 나눠 접근하는 ‘세그먼트 마케팅(Segment Marketing)’이 상품·서비스 판매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경제력과 소비력을 함께 갖춘 ‘2535’세대가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CD를 즐겨 듣지만 LP의 깊이를 알고, e메일을 자주 사용하지만 소인이 찍힌 편지를 더 좋아하며, 스파게티와 얼큰한 찌게류를 놓고 고민하기도 한다.

△2535 눈길잡기, 뜨거운 마케팅전=SK텔레콤의 ‘유토(UTO)’는 2535 세대만을 겨냥한 요금할인상품. KTF ‘메인’ 역시 이들을 대상으로 심야통화 시간에 5분간 무료통화 서비스를 해준다.

 대우증권의 ‘베스트 EZ Q-웨이’ 역시 인터넷 주식거래 이용자의 78%가 2533세대란 점을 감안한 홈트레이딩 시스템.

 카스맥주는 사랑과 일, 모든 면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다른 사람들의 평가야 상관없다는 2535 세대의 사고방식과 ‘톡’ 쏘는 맛을 연결시켰다. 라거맥주는 추억을 공유한 2535 샐러리맨의 의기투합 장면을 담아냈다.

 LG 레이디카드가 자신의 능력과 여가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2535세대 커리어 우먼을 등장시켰다면 외환카드는 리볼빙 제도를 100% 활용하며 소비생활을 즐기는 신세대 직장인으로 맞불을 놨다.

 자동차보험도 마찬가지. 24∼25세 운전자는 LG나 동양화재, 26∼29세 운전자는 삼성화재를 찾아갈 경우 상대적으로 할인혜택을 많이 볼 수 있다.

 최근 뜨고 있는 ‘보보스’란 말 역시 2535가 대상. 보보스란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결합어로 소득 수준은 안정됐지만 자유롭고 진보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20대 후반부터 30대, 멀게는 40대까지 포함한다.

△2535 발길잡기, 창업 포인트=2535세대가 불황기 소비의 주도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매장도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칠성로의 F샵의 경우 한 건물내에 뷰티숍에서부터 의류, 구두매장까지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 층까지 단골로 확보해 안정된 장사를 하고 있는 저가형 주점도 최근 크게 늘었다. 이들 매장은 비교적 싼 비용에 식사와 술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맞춤형 원스톱 영업방식’을 도입하거나 저가 점심 메뉴 제공 등 판촉 이벤트를 펼치기도 한다.

 아예 칵테일과 와인 등을 메인으로 하는 ‘바(bar)’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테이크아웃 커피숍 역시 상권에 따라 다른 형태로 고객몰이를 한다. 20대 초반 대학생들이 많은 시청지역의 경우 테이크아웃 커피숍 역시 넓은 매장을 확보, ‘시간을 죽이려는’ 기호에 맞춘다. 대신 2535의 주 무대(?)인 신제주나 중앙로의 경우 테이블 대신 직장인 단골을 위한 아이템 도입으로 가능한 한 공간을 줄였다.

 도시락 전문점도 이들 2535를 타깃으로 한 소규모 창업 아이템. 사이버 트레이딩 전용 인터넷PC방들도 모두 2535를 주고객층으로 하고 있다.

 2535는 또 편의점 세대로도 불린다. 자신들의 필요한 시간에 간편하게 음식을 조리해 먹거나 손톱깎기 같은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다. 대신 돈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할인점에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글=고 미·사진=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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