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주요당직자 10여명이 10일 오전 한나라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2야간 감정대립이 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정당의 주요당직자들이 대거 다른 정당을 항의 방문하기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2야의 충돌은 사실상 양당 공조의 붕괴를 의미함과 동시에 내년 양대선거를 앞두고 여야 3당간 정치역학구도 변화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 조부영·김용채 부총재 등 주요당직자들은 이날 한나라당사를 방문, “탄핵안 무산 후 한나라당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로 자민련과 김종필 총재를 음해·모략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당간에도 예의와 상식이 있는데 자민련이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회창 총재가 CBS방송에 출연, 탄핵안 무산과 관련해 자민련이 소아병적인 행동을 했다는 등 자민련을 매도하는 극단적인 발언을 했다”며 “발언 경위를 이 총재로부터 직접 듣겠다”고 주장, 이 총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이 총재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 기교와 변신에 대해서는 김종필 총재를 따라 갈 사람이 없다는 극언을 했다”며 이 총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비서실장은 “자민련이 사전 약속을 하지 않고 기습 방문한 것은 무례한 일이라며 이회창 총재와의 면담을 주선할 수 없다”고 답했다.

 김 비서실장은 또 “이회창 총재가 말하지 않은 사실까지 자민련측이 기정 사실인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며 자제를 요구했다.

 자민련 고위당직자들은 30여분간 김무성 비서실장방에서 이 총재 면담을 요구하다 한나라당의 거절의사를 들은 뒤 돌아갔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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