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상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2015년 8월 현재 대한민국의 인구는 5146만5228명이라고 통계청이 밝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인구의 증가는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구성비를 살펴보면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인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스런 영역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이다.

최근 노인복지정책은 '지역사회 지속거주'(Aging-in-community)의 개념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사회에서 노인들이 활동성을 유지하면서 지역사회에 거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적 변화가 제주 지역사회에 중요한 과제이다. 

최근 유입 인구의 증가로 제주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인구의 증가에 따른 장기적인 큰 그림을 제시해 볼 수 있는 것이 제주를 고령친화도시로 설계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령친화도시란 나이가 드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도시,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 평생을 살고 싶은 도시이면서 활력있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 고령자들이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노인에게 친화적인 도시이면 모든 연령층에게 매우 친화적인 것이 되기 때문에 설계부터 고령자를 고려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고령친화도시 영역을 살펴보면 고령자의 이동성, 독립성, 삶의질과 밀접하게 관련된 건물들, 고령자의 활동성에 영향을 주는 교통, 고령자의 안녕과 안전에 영향을 주는 주택, 건강과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참여, 지역과 가족의 배려가 필요한 존중과 사회적 통합, 은퇴 후에도 지속적으로 가족과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시민참여와 고용, 소통을 위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정보에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의사소통과 정보, 고령자에게 독립적인 생활유지에 필수적인 지역사회의 자원과 보건 영역 등 8개 영역이다.

세계보건기구의 고령친화도시 개념은 1996년 브라질 선언과 2002년 마드리드 선언에서 본격적으로 필요성이 대두됐다.

2005년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에서 최초로 WHO의 고령친화도시 프로젝트가 논의됐고 2006년에 캐나다 밴쿠버에서 주요 참여희망 도시들이 모여 고령친화적인 도시환경에 대한 국제회의가 개최되고, 2007년 WHO와 33개 참여도시(22개국)가 주도해 고령친화도시에 이론적 틀과 지침을 개발해 제시됐다.

WHO가 주축이 돼 세계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를 결성해 보다 진보된 고령친화도시 환경 조성을 권장하며 필요한 기술적 지원과 조언 그리고 서로의 경험을 교환하는 정보망(Global Network of Age-Friendly Cities)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WHO의 고령친화 도시 네트워크에 이미 가입했거나 혹은 앞으로 가입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일본, 대만, 서울시, 뉴욕시, 포틀랜드시, 토론토시, 맨체스터시 등의 도시들이 있다.

이러한 고령친화적 지역사회(Aging-Friendly Community)는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주민들이 평생에 걸쳐 신체적·정서적·심리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미래의 제주사회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고령친화적 지역사회 만들기라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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