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가 제주도의 유적지 긴급 발굴조사비와 향토문화예술 진흥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예산을 전액 삭감해 지역문화를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교육관광위원회는 10일 2002년 제주도 일반 회계 및 특별 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심사에서 가 문화재 긴급조사 발굴비와 향토문화중장기 발전계획 등 문화예술분야 예산 4억8200만원 중 2억8900만원을 삭감했다.

 이 중 각종 개발로 인해 매장문화재가 훼손됐을 경우 관련 문화재의 긴급 발굴 예산인 유적지 발굴조사비와 향토문화예술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도내 자연동굴 분포현황 조사 예산 70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또 제주학의 선구자인 석주명 선생 기념비 제작 예산 5000만원은 절반인 2500만원이 삭감됐다.

 이에 대해 도내 문화계 일각에서는 예산 심사는 도의회의 고유 권한이지만 문화예술계의 현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일괄 삭감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유적지 발굴조사비는 제주도가 각 시·군에 긴급 구제발굴 조사비를 내년도 예산에 반영토록 요구한 사항이고 향토문화예술 진흥 중장기 계획수립은 제주도개발 특별법 상에 명시된 내용이어서 도의회의 관련 예산 삭감으로 도 문화부서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에 대해 도내 고고학 관계자들도 유적지 긴급 발굴조사비를 삭감한 것은 앞으로 각종 개발로 인한 매장 문화재 발굴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하는데 한계를 드러낼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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