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석 전 동국대 교수 학장·이학박사·논설위원

오늘의 화두(話頭)는 '지구온난화'에 있다. 노지(露地)의 경우와 달리, 온도가 온실(green house)처럼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배출, 그것이 복사에너지를 차단해온데서 생겨난 연쇄반응이다. 산업화가 진행되고 복지환경이 향상되면서 화석(化石)연료사용 비율은 전체연료의 80%를 점유할 정도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근본에서 인간이 지향하는 풍요로운 경제, 편익성이 큰 복지(well being)환경을 위해서 화석연료 소비를 늘려온데 따른 것이다. 이것은 '복사(輻射)에너지의 배출마저 차단'하는 역(逆)복사를 촉발함으로써 열기는 지구를 향해서 되돌아오고 결국에는 기온상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게 했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의 글귀처럼, 인간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서 환경마저 부정적으로 변하게 만들어버렸다.  

지구온난화를 불러온 요인도 여기에 있었고 그동안 질서를 유지해오던 자연계마저 교란상태로 빠져들게 했다. 자연에는 차갑고 따스한 온도 변화가 있게 마련이다. 여기에 알맞게 적응해온 것이 동식물을 포함하는 생태계다. 노령산맥 남쪽에 자리한 담양의 경우 죽세공(竹細工)이 전통산업으로 돼왔고 지역특성을 발휘하는 랜드 마크(land mark)로 알려져 왔다. 원료인 대나무가 풍성하게 자라온데 따른 것이다.

대나무는 온대기후 지역에 한해서만 자라난다. 그렇기 때문에 '차가운 북쪽'에는 대나무를 볼 수 없다. 다만 남부와 중부를 경계 짓는 소백산맥에 대나무 서식과 관련된 죽령(竹嶺)이 등장하는 한편, 영동지방에는 죽서(竹西)루와 함께 오죽(烏竹)헌이 등장할 뿐이다. 이것이 대나무성장과 관계된 북방계선이지만 오늘날에는 보다 북쪽의 북한기슭에도 대나무는 자라고 있다. 그만큼이나 지구온난화 현상이 현실로 다가오며 '생태계의 북진(北進)'으로 이어진 것을 의미한다.  
제주도에도 북쪽보다 산남일수록 죽림(竹林)은 무성하다. 그래서 아기를 잠재우는 요람과 함께 물건을 운반하는 바구니(구덕)에 이르기까지 원자재는 '산남에 편중된 대나무'를 활용하며, 공급지로 알려져 왔다. 그만큼이나 일상용품과 함께 벽(壁)재료로서 대나무용도는 컸다. 하지만 평지에 한정된 것일 뿐 수직변화가 큰 산간으로 갈수록 조릿대만이 무성할 뿐이다. 같은 대나무종류면서도 평지와 다른 변형의 모습이다. 

최근 한라산은 '조릿대의 번식'으로 고민을 가지고 있다. 공원면적의 90%를 점유할 정도로 조릿대 번식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인간측면에서 추구하는 것은 구상나무건만 이런 수종(樹種)은 퇴락하는 대신 '원치 않은 조릿대의 번식'과 대체국면으로 이어졌다. 온난화에 다른 생태계의 '수직적 상향이동'에 따른 변화징조이다. 여기에 대비해 막대한 예산까지 투입하고 있지만 근본해법을 찾지 못하는 데서 문제를 키우고 있다.

근본해법은 지구온난화에 대비하는 일과 연계할 수밖에 없다. 사람의 눈에 차지 않은 생태현상이더라도 그것은 기후의 충족조건에 의해서 좌우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더라도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인간 의지대로 개조(改造)하며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투입하기보다 불가피한 수용자세를 보이는 것이 현명하다.

다음으로 '조릿대를 주제로 삼은 공원조성'으로 이어지도록 개선방향에 주력하는 한편, 조릿대를 원료로 삼은 '새로운 제작'에 힘쓰는 것도, 융통성을 보이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거시(macro)적 측면'에서 화석연료 절감에 주력함으로써 글로벌시대에 대비해 가는 일이다. 관광객 증가추세를 고려한 화석연료 절약과 병행해 온난화 예방을 위한 장기적 계획과 실천으로 옮겨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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