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대 산부인과 의사·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많은 예비엄마들이 태아를 위해 구강질환을 참아내지만 임신 중 적절한 치료는 태아에게 해롭지 않다. 오히려 지연된 치료가 합병증을 유발한다. 치주질환은 조산, 저체중아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며, 충치균은 숟가락, 고무 젖꼭지를 공유하고 아이와 입을 맞추는 등의 행위로 신생아에게 전염된다.

임신부의 약 40%가 구강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임신 중 흔한 구강 질환으로 임신성 치은(잇몸)염, 임신성 육아종, 치아 동요, 치아 부식 등이 있다.  

잇몸이 붓고 피난다면 임신성 치은염을 의심해보자. 임신 중 플라크에 대한 염증 반응이 증가해 발생하는 이 질환은 따뜻한 물 한 컵에 소금 한 티스푼을 섞어 가글하면 도움이 된다. 

잇몸이 부분적으로 종양처럼 부풀어 오르는 임신성 육아종은 약 5%의 산모가 경험한다. 과도하게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발생하고 출산 후 대부분 사라진다. 심한 통증, 출혈, 음식 섭취가 불편할 정도로 심하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치아 동요는 임신 중 일시적으로 치아를 지지하는 인대와 뼈가 느슨해져서 흔들리게 되는 것으로 합병증이 없다면 관찰과 세심한 관리만으로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충치는 클로르헥시딘이나 불소 함유 가글액 사용, 자일리톨 껌 씹기, 하루 2번 이상 불소 치약으로 양치질 하기, 3~4개월마다 칫솔 교체, 매일 치실과 치간 칫솔을 이용해 양치질하기, 고당 음식인 캔디, 쿠키보다 과일, 채소로 간식을 대체하고 주스나 콜라 대신 물과 우유를 마시는 습관으로 관리한다. 
적극적인 치료는 출산 후로 연기하는 게 좋겠지만 임신 초기인 1~3개월은 치태 제거술, 스케일링 등을 할 수 있고, 임신 중기는 대부분의 치과 치료가 가능하다. 국소 마취, 복부와 갑상선을 가린 치과 방사선 촬영은 안전하며 치과의사에게 임신을 알려 투약, 자세 변경 시 주의를 요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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