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준군(17세·고교 1년)은 인터넷에 몰입하는 일명 죽돌이다. 초등학교 때에는 말도 없고 너무 얌전해 부모들은 걱정이 없었다.

 장군이 인터넷 게임을 알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그 때부터 공부는 뒷전, 오직 컴퓨터에만 매달렸다. 휴일에는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죽치고 모니터를 사수한다. 아버지가 코드를 감춰두기도 했고 심할 경우엔 문밖에 세워두는가 하면 매도 숱하게 들었다.

 그렇지만 그 때뿐. 친구들과 얘기할 때, 심지어 부모들과 대화할 때에도 가상 게임에 젖은 채 얘기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인터넷 하다 학교 결석하는 경우도

청소년들의 인터넷 이용시간과 활용정도에 관한 한국청소년 상담원의 조사결과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의 10명 중 3명은 인터넷을 하다 학교에 늦거나 결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이용시간은 보통 1∼3시간 정도였고 4시간 이상 한다는 청소년도 10%가까이 나타나 인터넷 중독이 심각함을 드러냈다.

 이들 청소년은 게임·채팅·학습사이트검색·음란물 접속 순으로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청소년들에게 “컴퓨터활용을 어떻게 하는가” 물어보면 대부분 “게임이나 오락을 위해 사용한다”고 답할 정도로 컴퓨터가 학습에 유용한 정보의 획득이란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단순한 오락의 도구로 쓰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10시간 이상 컴퓨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채팅에 비해 게임이나 오락, 음란물 등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채팅은 주로 PC방을, 음란물인 경우에는 집과 PC방, 친구 집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중독 현상을 보이는 청소년 중에는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많았는데 이들은 시뮬레이션과 같은 고난도 게임을 가장 선호하는 등 지극히 제한된 영역에 몰입하는 특성을 보였다.

 중독경향 학생들은 밤늦도록 컴퓨터를 사용해 학교수업 중에 졸아본 경우가 많았고 과제물이나 밥을 거르는 등 일상생활에 더 많은 문제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중독이 되는가

 중독 학생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외로울 땐 컴퓨터 상의 친구와 속마음을 더 많이 털어놓을 수 있다”“내 자신이 드러나지 않아서 자유롭다” 등등.

 이 결과 중독경향의 학생들은 컴퓨터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신감을 느끼거나 외로움을 해결하는 등 컴퓨터를 욕구충족의 수단으로 사이버 공간을 더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 중독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우선 채팅하는 것을 통해 가족 같은 느낌을 갖게 하고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용이성, 가상세계를 통해 학업이나 가족·친구관계 문제 등의 고민을 잊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천자성 한빛 신경정신과 원장(41)은 “인터넷 중독학생의 대부분은 부모들로부터 이해 받지 못하고 있고 자신이 집에 갇혀 있는 느낌을 호소해 온다”고 말했다.

 이들은 실제 부모 형제나 친구보다 인터넷 안에서 제 2의 가정을 찾고 더 사랑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천 원장은 “중독학생들은 청소년기에 부딪혀야할 학업·친구문제·가족 간 정서문제·성적충동 등에 대한 스트레스에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는 게 특징”이라면서“이런 이유 때문에 더욱 가상의 세계에 의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하면 중독에서 벗어날까

 인터넷 중독은 매일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컴퓨터에 잡아두기 때문에 학교생활과 심리적인 건강을 해친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선 ▲학습에 필요한 인터넷 사용뿐만 아니라 독서 양을 늘린다 ▲실천할 수 있는 수첩을 활용해 주간 또는 월간계획을 세워본다 ▲상상(image)을 통한 스트레스 대응훈련을 한다는 것을 계획으로 잡아본다.

 또한 ▲인터넷에 과다하게 집착하면서 우울하고 충동적인 성향이 심하면 청소년상담전문기관에서 상담을 받아본다 ▲예민한 성격, 날카로운 사고들을 과감히 버린다는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극단적인 사고는 우울감을 강화하기 때문에 기분이 무기력해지고 흥미가 없어지면서 신체 중에 머리, 위 등이 아플 때가 많다.

 천 원장은 “학생 스스로 생각이 바뀌면 여러 가지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고 여겨 어른들과의 대화라든가 또래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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