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택시장 거품 꺼지나

공급 증가·투자심리 위축…가격전망 계속 하락
4월 미분양 증가 이상 조짐…관망 분위기 지속

제주 주택 시장이 사실상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국 대비 강세를 보였던 매매.전세가격이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오기가 무섭게 팔렸던 상황도 사라지며 빈 새집도 늘었다.

# 매매가 상승률 둔화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5월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4년 8월 중순 이후 줄곧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만 13.77% 오르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가세가 둔화되며 '천장을 쳤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제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4월 말까지 3.42% 상승하며 두 번째인 울산광역시(1.03%)와 갑절 이상 차이가 났다. 상승률 추이를 보면 사정이 다르다. 1월 2.1%던 상승률은 2월 0.9%, 3월 0.5%, 4월 0.2%로 계속해 축소됐다.

특히 지난 4월 둘째주(11일 기준) 이후 6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전세가격 상승률도 4월 시작된 하락세에서 반등하지 못했다.

여기에 미분양 물량까지 늘며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올 들어 4월까지 제주지역 주택 건설 인허가는 6226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3% 증가했다. 짓기 시작한 집(착공 7555호, 전년 대비 65.4%)도 늘었다.

이들 흐름 속에 미분양 주택이 증가세로 전환 됐다. 4월 제주 미분양 주택은 158가구로, 3월 62가구에 비해 갑절 넘게 늘었다. 이중 준공 뒤 미분양 주택만 108가구로, 3월 14가구에 비해 7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없어 못 팔았던 전용면적 60㎡이하의 소형 주택만 100가구나 남았다.

# 공급 늘며 기대 심리 ↓

한은 제주본부는 최근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매매가 오름세 둔화 원인으로 공급물량 증가와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에 따른 기대 심리 약화를 꼽았다. 주택수급동향지수(수요=공급)가 1월 152.4에서 3월 136.5로 하락하는 등 초과수요 현상이 완화된 사정 등을 이유로 들었다.

부동산 업계에서 주택매매가격 추가 상승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것 역시 주택시장 고점 해석과 맞물린다. 실제 제주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5월 132를 정점으로 계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지난 4월에는 117까지 내려갔다. 각종 개발 호재와 순유입인구 증가 등이 맞물리며 당분간 주택 수요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투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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