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갈수록 각박해지는 사회현실 속에서 '소통'은 현대사회의 각종 병을 치유하고 우리 사회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합당한 대안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개인 간 소통, 가족 간 소통, 개인과 사회의 소통, 사회와 사회 간 소통 등 소통을 이야기하다 보면 머리까지 아플 지경이다. 소통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은 이론으로 습득하고 책으로 읽는 것보다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필자는 '소통'을 위한 가장 쉽고 빠른 길로 '나눔'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동안 소통에 목말라왔던 사람과 조직일수록 나눔을 통한 소통을 실천한다면 아마도 가장 기분 좋고 유쾌한 소통의 법칙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눔에는 솔직함이 있다. 그렇기에 진정성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가장 기쁘고 아름답게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주변에는 나눔의 매력에 푹 빠진 '소통전문가'들이 의외로 많다. 더욱 아름다운 표현을 붙이자면 '숨은 기부천사'들이다.

이분들의, 그리고 이런 조직들의 하나같은 표현은 "나눔(기부)을 통해 진정으로 이웃과 사회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라고 말한다.

지난 5월 초,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며 조용히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52호로 가입한 농업인이 있다. 나눔을 통해 좀 더 뜻 깊은 일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날 50호, 51호 아너가 된 부자(父子)도 있다. 아버지와 함께 양돈사업을 하고 있는 아들도 흔쾌히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 아버지는 "아들과 동행하게 돼 더 행복하다"고 했고, 아들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께 배워온 사랑을 실천하게 됐다"며 기뻐했다. 이렇듯 가정의 달을 맞아 더욱 돋보이는 가족 단위의 나눔 소식들을 도민들에게 알려드리게 돼 기쁘다.

봉사를 통해 이웃과 가족이 된 사례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얼마 전 제주시 도련동의 한 가구에 30여명의 사랑의열매 봉사단원이 모였다. 자녀와 함께 참여한 봉사단원은 주거환경이 취약한 저소득 가구에 쾌적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고 인근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 중학생 자녀와 함께 봉사에 참여한 한 봉사단원은 "도우러 왔다가 오히려 더 따뜻한 마음을 선물 받고 간다"며 뿌듯해했다.

이렇게 사랑의열매에는 아름다운 나눔의 이야기들이 늘 넘쳐난다. 저마다 감동이 담긴 기부 선행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세상을 행복하게, 소통하게 만드는 씨앗이 된다.

그런 사회를 더욱 앞당기기 위해 사랑의열매는 기부자가 존중받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내년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 제정 20년이다. 변화하는 복지수요에 더 빠르고 내실 있게 부응하는 사랑의열매로 거듭나게끔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겠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그들이 든든히 버틸 수 있도록 가족이 돼 주길 바라며 나눔을 통해 사회와 소통해주시는 모든 기부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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