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편집위원

지구가 급속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환경오염이 심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국제협력을 통해 공동대처하고 있다. 유엔 역시 환경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 유엔은 1972년 6월5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환경회의인 유엔인간환경회의(The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인간환경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회의가 끝나고 1972년 12월 열린 제27차 유엔총회에서 유엔환경계획을 설립하고 6월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제정했다.

환경의 중요성은 이후 더욱 부각됐다. 세계 각국은 물론 각 도시들도 환경을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모델로 삼고 있다.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프라이부르크시는 인구 21만가량의 작은 도시이나 세계의 대표적인 '환경수도'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1992년 독일 환경도시 경연대회에서 151개 지자체중 1위의 영예를 안으며 '독일의 환경수도'로 선정됐다. 이후 다양한 분야의 수상경력이 말해주듯 환경보호와 대중교통 활성화, 태양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환경수도는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 미래 세대의 환경을 배려한 도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로 정의된다. 그 나라에서 환경에 관한 한 가장 선진적이며 모범적인 도시다. 프라이부르크시가 세계의 환경도시로 알려졌으나 국제적인 공신력을 가지고 있는 단체로부터 '세계 환경수도'로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제주도는 '2020 세계환경수도 비전' 선포를 통해 '환경수도' 호칭을 얻으려 하고 있다. 단지 호칭만이 아니라 세계 최초이며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환경단체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공인한 평가·인증 시스템에 따라 세계에서 첫 번째로 세계환경수도 인증을 받으려고 하고 있다.

세계환경수도는 환경수도 가운데에서도 도시내 사회·환경의 여러 요소들이 서로 조화를 이뤄 환경친화적인 사회체제를 구축, 전 세계에서 환경의 중심이 되는 기능적 의미의 도시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규모의 환경단체로부터 인증을 받음으로써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만약 제주도가 목표한 대로 2020년 IUCN으로부터 세계환경수도로 인증받는다면 제주의 브랜드 가치는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는 세계환경수도 추진을 위한 충분한 필요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록 등 환경중심지로서 국제적 위상을 갖추고 있다.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에 이어 2012세계자연보전총회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2015년에는 제주도에서 환경부와 IUCN 등과 함께 세계리더스보전포럼을 열기도 했다. 2020년 세계환경수도 인증을 목표로 한 정책이나 제도정비 등도 어느 정도 마무리돼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정은 세계환경수도로 인증받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해왔다. 이미 도입기를 지나 확산기에 접어들었다. 2018년부터 시작되는 3단계 완성기를 앞두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제주도가 주축이 돼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이다. 

지난해 초에 발표된 도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 세계환경수도 세부실행계획에 대해 모른다는 응답이 51.7%에 달했다. 이 수치는 1년여가 지난 지금도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도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 지금까지의 세계환경수도 전략이 전문가 수준의 영역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도가 목표한 세계환경수도 인증까지는 이제 4년가량 남았다. 세계환경수도 인증은 단지 호칭이 주는 명예만 얻으려는 것이 아니다.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우리의 생활양식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생태도시, 환경도시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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