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제주월드컵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민속뮤지컬 ‘범섬의 숨비소리’(총감독 류향무)가 지난 15일 서귀포시 88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특설무대에 올려져 도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양용우 원작, 최 솔 각색·연출, 이현근 음악, 이연심 안무, 서귀포·제주시립합창단 출연으로 올려진 이날 공연은 서귀포시 범섬과 최영 장군 그리고 제주도민의 삶과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마련돼 민속뮤지컬에 대한 색다른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서귀포시관악단(지휘 양경식) 연주로 막이 오른 이날 공연은 출연자들의 노래와 연기, 춤 등으로 묵호의 난을 통해 나타난 범섬과 최영 장군의 활약 그리고 제주도민의 삶을 재조명했다.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된 이날 공연은 출연진 모두가 구수한 제주말을 풀어놓아 관객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또 역사적 설화에 바탕을 두고 있어 자칫 딱딱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작품이지만 ‘산호아기’를 놓고 ‘숨비’와 ‘먹쿠실’ 등 두 남자가 벌이는 갈등을 잘 묘사시켜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이 2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주최측이 시민들의 낙후된 문화의식만을 탓한 채 공연홍보 등 관객 끌어들이기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날 공연에서는 1회 공연 관객수가 300여명도 채 되지 않는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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