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욱 제주해안경비단 125중대 신흥소대 수경

1950년 6월25일. 북한이 남침하면서 6·25 전쟁이 발발했다. 3년간에 걸쳐 싸운 슬픈 전쟁은 1953년 7월14일 휴전협정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휴전협정을 맺은 후에도 북한은 계속해서 간첩을 침투시키는 등 대한민국을 도발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관광지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제주에도 10여 차례 간첩이 침투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1995년 9월2일 온평으로 침입한 김동식·박광남 사건이 있다.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간첩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아가고 있다. 마치 귀신처럼 주변에 있는지 없는지, 보지도 듣지도 못하니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간첩들은 주변에 실제로 존재하며, 이들의 침투를 막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필자가 군복무하고 있는 제주해안경비단이다.

제주해안경비단은 해안경계와 불순세력의 침략을 막기 위해 1970년 창설됐다. 그렇기 때문에 교통 지도, 방범 순찰 등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해가 지면 근무에 투입되고 해가 뜨면 근무철수를 하는 해안경비단을 알아주는 사람은 당연히 드물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하는일에 회의감과 열등감을 느끼진 않는다. 제주해안경비단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이 있기에 총과 방탄이 녹아 내릴 듯한 더위에서도, 피부가 찢어질 듯한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우리는 버틸 수 있다.  

이제 곧 6·25전쟁이 일어난지 66년이 된다. 이날 만큼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사람들과 함께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새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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