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낮 12시께 제주시 이호방파제에서 10여명의 강태공들이 쉴 새 없이 낚싯대를 던지고 있었다. 제주도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파제 테트라포드 추락 사고는 2013년 6건, 2014년 4건, 2015년 16건으로 총 26건 발생했다. 사진=변미루 기자

제주 70대 낚시꾼 추락사 최근 3년간 26건 발생
출입통제 근거 없어 단속 불가 '안전불감증' 심각

'월척의 꿈'을 품은 낚시꾼들이 방파제 테트라포드(Tetrapod)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매해 반복되고 있지만 사고 예방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낮 12시께 제주시 이호방파제에서 10여명의 강태공들이 쉴 새 없이 낚싯대를 던지고 있었다. 안전펜스를 넘어 테트라포드에 선 이들의 발밑은 미끈거리는 미끼로 뒤덮인 상태였다. 강태공들은 성인 한 명이 쉽게 빠질만한 '지뢰밭'을 뛰어넘으며 아찔한 걸음을 옮겼다.  

낚시 3년차 정모씨(37·제주시)는 "풍향 등에 따라 낚시 포인트가 바뀌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테트라포드를 찾는 날이 있다"며 "미끼·이끼 등으로 표면이 미끄러운데다 곳곳에 빈틈이 넓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제주도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파제 테트라포드 추락 사고는 2013년 6건, 2014년 4건, 2015년 16건으로 총 26건 발생했다.

실제로 25일 오전 10시45분께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던 서모씨(70)가 벌어진 테트라포드 틈새로 추락했다. 해경에 의해 4m아래 해상에서 구조된 서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27일 낮 12시께 제주시 이호방파제에서 10여명의 강태공들이 쉴 새 없이 낚싯대를 던지고 있었다. 제주도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파제 테트라포드 추락 사고는 2013년 6건, 2014년 4건, 2015년 16건으로 총 26건 발생했다. 사진=변미루 기자

상황이 이렇지만 예방책은 전무하다. 방파제 낚시를 금지하는 법적 근거가 없어 단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방파제의 경우 출입을 통제하는 경고문이 설치돼 있기는 하지만 권고사항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제도적 보완과 더불어 시민들의 안전불감증도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힌다.

해경 관계자는 "아무리 출입 자제를 권고해도 위험성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낚시꾼들이 많다"며 "특히 방파제 음주낚시의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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