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처리 미숙’한국축구의 영원한 숙제다. 지난 8일 미국대표팀과의 평가전을 1대0으로 이겼지만 여전히‘월드컵 16강을 염원하는’한국축구에 던져진 화두다.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이날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은 법사위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법사위 통과’라는 골문을 벗어나며 소위로 다시 넘겨지고 말았다. 노마크 찬스에서 일부 조문의 삭제를 요구한 정부측의‘반칙’때문이다.

이날 법사위 회의장엔 제주출신 국회의원은 단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있었으면 ‘밥그릇에 연연한’정부측을 일축하거나 ‘골문을 지키던’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을 설득,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크다.

물론 ‘18일 사태’의 1차적 책임은 정부측에 있다. 준비위원장 관련 조문을 거론한 것 자체가 밥그릇싸움으로 비친다. 더욱이 소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 법안을 ‘말로만’고쳐달라는 것 자체도 문제다.

그러나 제주 국회의원들도 결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본다.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법률이 제정되는 현장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도민에 대한 직무유기다. 특히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법안에 대해 정부측이 ‘넣어달라’‘빼달라’하도록 방치했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그동안 제주특별법을 위해 고생해온 제주출신 의원들의 노고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지막 문전처리가 미숙해 말을 듣고 있다. 축구에서 센터링을 아무리 많이 올려봤자 소용이 없다. 골을 넣어야 한다. 골을…. 20일 열리는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제주 의원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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