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혹은 병원이 문을 닫은 늦은 밤이나 새벽에 아이가 아플 때. 또는 큰 사고가 나 사람이 다쳤을 때. 이런 상황에서 찾는 곳이 '응급실'이다. 특히 우연히 사고 현장을 목격한 경우에도 올바른 응급상황 대처법이 필요합니다.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환자를 안전한 지역을 옮긴 후 상태를 살피고, 무조건적으로 환자를 병원에 이송하기보다는 응급 상황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도 폐쇄나 호흡 곤란, 숨을 쉬지 않는 경우, 분만, (심장) 마비, 의식이 없는 경우, 심한 출혈이나 화상 및 경련 환자, 물에 빠졌을 때, 중독 환자, 자살기도 등에는 주변의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동시에 반드시 119 센터에 연락하여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센터에 신고할 때는 환자의 위치, 주소 및 전화번호, 문제발생 경위, 환자 상태와 수, 주위의 위험요소 유무 등 본인이 최대한 파악한 정보를 천천히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심폐소생술 등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취하는 것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대형 병원 이용 전 필요 사항 등 확인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한 환자들이 모이는 곳이라, 접수순서가 아닌 위급한 사람을 먼저 치료하게 됩니다. 대형 병원은 환자가 더욱 몰리므로 대기시간이 많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형 병원의 응급실 이용이 반드시 필요한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앓고 있던 질환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그동안 다니던 병원을 우선 이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주치의가 환자의 상태를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한철 교수는 "다만 환자의 증상이 응급인지 아닌지, 일반 병원을 찾아도 되는 것인지 판단을 내릴 수 없을 때는 119센터에 상담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119센터에서는 환자가 덜 붐비는 응급실이나 약국의 위치, 어떠한 응급조치가 필요할지도 안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장·뇌·외상 환자는 종합 병원 응급실 방문 필수

심장이나 뇌, 외상 환자와 같이 생명을 놓고 촌각을 다투는 환자는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과 같은 심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등을 느낄 때, 뇌 질환의 주요 증상인 매우 극심한 두통, 시야가 흐려지거나 한쪽 팔, 다리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 하혈하거나 피를 많이 토하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생후 6개월 이내의 아이가 38도이거나 생후 6개월 이상의 아이가 39도 이상일 때, 열이 내리지 않고 열 경기를 일으킬 때, 평소와 달리 아이가 축 쳐져 있을 경우, 먹지 말아야 할 음식물을 먹은 경우에는 응급실로 아이를 데리로 가야합니다.

열이 났을 땐 열이 난 시간과 해열제를 투여한 시간, 소변과 대변 횟수 등을 시간대 별로 기록해 가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아기수첩이나 대기시간 고려해 장난감, 가재손수건, 담요 등도 함께 챙겨 가면 좋습니다.

평소 집 주변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소아 전문 응급실이나 밤 12시까지 야간 진료하는 병원들을 미리 알아두어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화상이나 절단 시 전문 응급병원…골절이나 꿰맬 땐 중소병원 이용 고려

상황에 따라 보다 빠른 치료가 가능한 병원 이용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화상이나 수지 봉합이 필요할 때는 전문 응급병원을, 골절이나 찢어진 부위를 꿰매야 할 때는 중소 병원의 응급실을 방문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합니다.

전문 응급병원은 검사·치료 기기뿐 아니라 치료 경험도 풍부한 편입니다. 또한 골절의 경우 응급처치의 프로세스가 병원마다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중소 병원 응급실에서 1차 처치를 받고 필요에 따라 부기가 빠지는 1~2주 후에 원하는 병원에서 수술을 하면 됩니다. 

한철 교수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황하기 때문에 평소 소아 전문 응급실 등 집 주변의 응급실 리스트를 파악해 두고, 간단한 응급처치 방법을 익혀두는 것은 만일의 위험을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한철 교수는 "우리나라 환자들의 경우 경증의 질환이라도 무조건 대형 병원 응급실로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치료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본인 또한 시간적·경제적 손해를 볼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 응급실 방문의 필요 여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119와 같은 전담 센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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