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장

연일 지속되는 열대야로 밤이 두렵고 잠자리에 들기가 무섭다. 잠이 들었다가도 이내 깨게 되고 시계를 보면 한밤중이다. 게다가 모기까지 잠을 방해하면 그 밤은 더욱 길어진다. 잘 자는 것은 잘 먹고, 운동하는 것과 함께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요소다.

수면시간이 부족할 경우 면역력이 약해지고 뇌가 정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인지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잠을 제대로 잔다는 것은 수면시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자느냐 즉,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 국내 모광고에 "잠은 인생의 사치입니다, 저는 하루 4시간만 자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발명왕 에디슨이 등장한다. 수면의 시간보다 수면의 질을 강조하고 있다.

결혼생활을 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별로 잔소리를 안 하던 처가 최근에 "잠 좀 자세요. 그래야 치매에 안 걸린대요"라고 걱정이 담긴 볼멘소리를 했다. 두 딸들도 "아빠! 좀 더 주무세요"라고 걱정하며 부탁을 했다. 

필자는 일단 잠자리에 들면 5분 내에 잠이 들고 오전 4시30분이면 가뿐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수면시간은 부족할 수 있어도 숙면을 취해서 괜찮다고 변명을 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해 숙면하는 것이고, 가장 안 좋은 것은 수면시간도 부족하고 숙면도 하지 못하는 경우일 것이다.

개인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국제수면학회가 권장하는 하루 수면시간은 성인의 경우 7시간30분이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19세 이상 우리나라 성인의 수면시간은 평균 6시간35분으로 미국의 7~9시간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TV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평안할 때 숙면을 할 수 있으며, 불면증으로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마음에 번민이 있다는 것이므로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생각들을 표면 위로 끌어 올린 후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으라고 했다. 

오는 9월28일부터 시행될 김영란법으로 선물과 뇌물의 구분이 훨씬 더 명확해 지겠지만 필자는 주고받을 때 마음에 부담이 없으면 선물, 부담이 생기면 뇌물로 구분했고, 대한상공회의소는 받고 나서 밤에 잠이 잘 오면 선물, 그렇지 못하면 뇌물로 구분하기도 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아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라는 말이 있듯이 무덤까지 가지고 가는 비밀은 없다. 요즘에는 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고, 스마트폰이 있고, 차량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빅 브라더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

물론 건전한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 불법적인 일을 사생활이라는 구실로 숨기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아무리 숨으려고 해도 숨을 수 없는 '어항 속의 금붕어'와 같이 투명한 생활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것 같다.

'맞은 사람 발 뻗고 자도 때린 사람은 잠 못 잔다'는 말이 있듯이 단순하고 투명한 생활로 두 발 뻗고 잘 자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이 될 것이다. 요즘 잘 주무세요?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