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은 물질' 강경옥 해녀

어머니 따라 32살에 물질 시작
공식 행사서 등서 필요성 강조
"가지 인정이 문화 지키는 힘"

제민일보가 대하기획 등을 통해 제주해녀.해녀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해 정체성으로 그 가치를 높이자는 제안을 한지 올해로 11년이 됐다. 오는 11월이면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가 인정하는 무형유산이 되는 기회를 얻는다. 유네스코 등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등재에 대한 해녀공동체와 지역의지, 그리고 우리 스스로 해녀의 가치를 인정하는 일이다. 제민일보는 유네스코 심사 결과 발표까지 제주해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연재한다. 

"해녀문화가 뭔지도 모르고, 전승이나 보전이라는 말은 더 몰라요. 어머니가, 삼촌들이, 바다가 가르쳐 준 걸 주변이나 아이들에게 얘기하면 고개를 끄덕끄덕해요. 그게 답이 아닌가 싶어요"
태풍에 밀려 온 천초가 한 무더기, 가뭄에 밀린 당근 작업도 산더미. 하루 24시간을 아무리 쪼개 써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강경옥 해녀(38)가 손꼽아 기다리는 일이 하나있다. 오는 11월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다. 

몇 해 전 만해도 '막내(최연소)해녀'였던 그지만 지금은 한 손으로는 다 세지 못할 만큼 동생(후배)들이 늘었다. 물질은 32살에 시작했다. 한 때 바다가 지겨워 뭍으로 떠났었다. 타향살이를 접고 불쑥 돌아왔지만 청각장애가 있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평생 물질을 해온 상군 해녀인 어머니(김기순.67세)도, 바다도 말없이 받아줬다. 

해녀가 되겠다는 선언에 가깝던 주변의 반대가 더 컸던 것도 지금은 다 이해를 한다. 그렇게 머리로, 가슴으로 배운 것을 제주포럼이나 국제학술세미나 등 공식행사에서 서슴없이 밝혔었다.

강 해녀에게 어머니와 해녀삼촌들은 인생지침서다. 처음 자신의 일처럼 나서 물질을 말렸던 삼촌들에게 강 해녀는 미래다.

강 해녀는 "바다에 나갈 때면 어머니나 삼촌 모두 서두르지 말라고 하세요. 유네스코 등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긍심을 찾고 가치를 인정받는 과정이 해녀를 지키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런 다부진 모습은 이미 메그넘 소속 데이비드 알렌 하비 작가의 카메라를 통해 제주해녀를 상징하는 기록물로 남겨졌다.

강 해녀는 "아직 바다를 다 모르는 것처럼 해녀문화가 어떤 것인지 정의하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며 "물질을 마치고 나올 때면 막내가 마중을 나와 '우리 엄마가 해녀'라고 늘 자랑해요. 힘이 나죠. 앞으로 모든 해녀가 다 이런 대접을 받게 된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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