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반짝이며 앙증맞은 입으로 재잘재잘 거리며 공부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
이 말은 일반 초등학교 아이들의 말이 아니다. 재택 교육을 받는 우리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보통 아이들은 공부하는 시간이 싫어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데 공부하는 것이 즐겁고 숙제를 하는 것이 좋은 아이들….
"어쩌면 이러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가장 행복한 교사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 한 구석에는 아픔으로 와 닿는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이기에….
우리 제주도에서는 1996년부터 특수교육분야에 재택ㆍ순회 교육 명칭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재택ㆍ순회 교육이란 중도ㆍ중복장애로 인해 학교에 통학하면서 공부를 할 수 없어 가정에서 교육을 받는 형태인데, 현재 초등학생 12명, 중등부 4명이 교육 혜택을 받고 있다. 수업 횟수는 주 2-3회이며, 수업시간은 1회에 1시간30분씩하고 있다.
어떤 학생은 주 2회 교육혜택으로는 터무니없이 시간이 부족함을 느끼기도 한다.
학생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100%이면 교사는 수업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그 반도 해 줄 수는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인근학교와 협조가 되어 통합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것은 행ㆍ재정적인 지원과 인근학교 교사, 특수교사, 부모가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 현재의 재택ㆍ순회 교육은 교사 1명이 모든 교과와 치료교육까지도 감당해야할 실정이다.
삶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도 컸던 정민이….
그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 쪽에서 방망이질을 하듯 울컥 울컥거린다. 진행성 근위측증이란 장애를 가지고 할머니하고 살던 눈이 참 예쁘던 아이.
올해 추석 다음날 몸이 더욱 악화되어서 하늘나라로 갔다.
많은 상념들이 마음속에 떠오르곤 한다.
그러나 특수교사로 십수년을 하면서 한번도 이 직업에 대해 후회본적은 없다. 오히려 더 보람 있고 값진 직업을 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하지만 가장 참기 힘든 것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가르치는가가 아닌 이 아이들 중에 몸이 악화되어 하늘나라로 가는 것을 보아야만 할 때이다. 참으로 무력감이 나의 어깨를 짓누를 뿐이다.
내가 담임을 한 이후로 5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 그때는 말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지면서 그저 부모님을 껴안고 함께 통곡하며 서로 위로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그 부모님을 우연히 길에서 만나는 것조차 죄송스럽다.
왜냐하면 나로 인해 그 상처가 기억나게 해서 또 괴로움을 안겨드리는 것 같아서이다.
특수교사라면 누구나 이러한 생각을 했으리라….<조현이·제주영지학교 교사>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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