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의 나라 '몰타' 4. 새로운 도약 꿈꾼다

양적성장 치중으로 부작용 발생
비계절성 관광 등 3대 전략 수립
정부 '투어리즘 비전 2030' 발표
지난해부터 추진하며 위기 대응
제주, 고품격 관광 준비할 시점
정체성 확립·차별성 강화 필요

과거 몰타의 관광산업이 천혜의 자연환경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지역의 역사문화를 콘텐츠로 활용하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특히 몰타 정부는 급변하는 세계 관광시장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비전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관광부작용 개선 효과

몰타 정부는 과거 양적성장에만 치중하면서 물과 전기 부족 및 폐기물 증가와 환경훼손, 영국 의존도 심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자 관광기본계획을 처음으로 수립했다.

1988년에 만들어진 몰타 관광기본계획은 영국 관광객 과잉의존에서 벗어난 시장 다각화 전략, 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개발 전략, 시즌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계절성 관광전략이 3대 목표다.

관광기본계획 수립 후 관광시장 다양성과 계절적 편중 감소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 몰타 관광객은 2014년 169만명을 기록했다. 한때 77%에 달했던 영국인 관광객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2014년 28.9%까지 떨어졌다. 대신 이탈리아(15%)·독일(9%) 관광객이 늘었다. 6~9월 관광객 집중도도 2014년 47%로 개선됐다.

하지만 지속되는 인구와 방문객의 양적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관광수요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연환경과 인구 관리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에 대한 필요성이 일기 시작했다.

△체계적 계획 수립

몰타 정부는 지난해 2030년을 목표로 한 '몰타 투어리즘비전 2030'을 수립했다. 1988년부터 정부가 관광산업 정책을 전환하면서 개선이 되긴 했지만 방문객 수의 관리, 관광의 질적수준 향상, 계절적 편중 해소 등이 여전히 몰타 관광의 오랜 이슈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이슈는 투어리즘비전 2030의 3대 가이드라인으로 선정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방문객 수 관리인 경우 관광 인프라 개발 압력에 대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규모나 종교, 시즌, 시장, 방문지에 따른 관광객 수용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관광객수를 제한하지는 않지만 균형적으로 조절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관광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높은 수준의 관광만족도는 결국 관광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몰타만의 차별성·독창성을 바탕으로 고품격 관광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물론 관광산업의 민간주체 공동으로 저가관광지 이미지 개선을 위해 협력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계절적 편중 감소는 사업자 등이 관광산업의 운영부담을 크게 안게 되는 겨울철 관광수요를 촉진하는 과제다. 시장세분화와 활동조직 구성, 이벤트 활성화, 스포츠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계절성에 민감한 관광산업의 운영안정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몰타 정부는 투어리즘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세부 실천과제 등을 담은 '국가관광정책'(2015~2020년)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제주, 정책전환 적기

몰타는 국가단위로 보다 총괄적이고 적극적으로 위기대응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제주도는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타 지역보다 파격적인 정책 전환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몰타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몰타는 전형적인 관광개발주기의 양적성장기-쇠퇴기-부흥기의 단계 중 쇠퇴기에야 위기를 인식하고 정책전환을 추진했다. 

이에 반해 제주는 양적성장기로서 아직 관광객 감소 등의 쇠퇴기에 직면하지 않았지만 제주도와 지역사회가 미래에 예측되는 위기를 이미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 회복에 대한 가능성과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몰타가 최근 하드웨어적인 신규 관광개발을 지양하고, 기존 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서비스 제고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제주도와 유사하다. 제주도는 그동안 대규모 자본에 의한 관광시설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수용태세를 취했지만 향후 개발 필요성이 보장된 신규 관광시설에 대한 수용은 관광의 질적 훼손(환경파괴 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몰타가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것처럼 제주 역시 제주만이 갖고 있는 문화적 자원(탐라 등)을 활용해 제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근 섬 관광지와의 차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중국시장 대한 적절한 수용정책을 추진하고 관광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계획이 요구되고 있다.  

[인터뷰] 레슬리 벨라 몰타관광청 마케팅지원·개발팀장

"급변하는 관광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레슬리 벨라 몰타관광청 마케팅지원·개발팀장은 "관광은 세계 최대산업이자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분야 가운데 하나"라며  "급변하는 세계관광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슬리 벨라 팀장은 "몰타정부가 2030년을 목표로 정부차원의 관광정책을 수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며 "몰타에서 관광산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관광산업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국가차원의 사회적·경제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 몰타 관광비전 2030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몰타 관광비전 2030에는 국제관광시장 동향과 개발사업 등에 따른 몰타 섬 관광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반영했다"며 "이 비전의 원칙은 몰타 관광의 긍정적인 매력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제관광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고품격 관광상품 개발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레슬리 벨라 팀장은 "관광산업이 복잡한 구조인 만큼 정부 계획에 대한 '합의'가 기본이 돼야 한다"며 "또 관광산업의 급속한 진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기적인 계획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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