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스페인의 발레아레스 제도는 마요르카, 메노르카, 이비자, 포르멘테라 등 4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그 중 마요르카가 가장 큰 섬으로 런던, 파리 등 유럽 주요도시와 2시간 거리의 지리적 이점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연간 900만명 이상 찾는 세계적인 휴양지다. 1950년대부터 관광이 활성화 된 마요르카섬은 1980년대 이후 관광객 증가로 빠르게 개발됐고 1990년대 이후에는 독일과 영국 등 외국인 투자유치와 이민자가 급증하며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그러나 밀려드는 관광객과 투자이민자로 땅값폭등, 물가상승, 수자원 부족,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나타나게 됐다. 그 후 마요르카 섬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개발방향을 환경중심으로 전환해 신규 건축을 제한하고 유산 복원을 우선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 63만명에 국내외 관광객 연간 1300만명이 방문하고, 중국, 일본과 근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동북아 중심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현재 제주도의 모습을 바라보자. 최근 외국인 투자유치와 대규모 개발사업, 국내외 관광객과 이주민의 증가는 지역경제에 일부 긍정적 지표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자연환경 훼손, 물가·땅값·주거비 상승, 교통 혼잡 등의 불편과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사람, 상품,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를 주요 모델로 삼은 바 있다. 그러나 홍콩과 싱가포르는 환경과 출발점이 우리와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마요르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부터 제주는 물리적인 환경만 바꾸는 양적 개발은 지양하고 자연환경을 포함한 제주의 자연, 역사, 문화가 살아나는 개발 바로 '질적 개발', 즉 '제주도다운 개발'로의 전환을 적극 모색할 시점이라고 본다. 필자는 이것을 '성숙한 개발'로 정의하고 싶다.

제7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으로 막 취임한 필자는 그 시작을 위해 제주도정 및 지역 오피니언 리더를 포함한 다양한 계층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안으로는 수요자의 입장을 우선 고려하는 '서비스 경영'을 적극 도입하고, 추진사업의 '공공성'을 특히 중요한 가치로 삼는 한편, 지역기여사업은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재편해 효율적인 환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첨단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기존 영역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제주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제주지역의 자연환경과 산업여건에 적합한 미래사업을 선도적으로 조사·연구·개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미래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공공인프라 조성 분야 등의 신규 사업을 모색하는 등 제주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미래 경영'을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청정과 공존'의 제주 미래가치 비전 아래, 제주도민의 삶의 질 개선과 국민행복증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제주의 자연, 역사, 문화를 살리는 성숙한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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