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혁파 의원들은 4일 현행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고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헌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추진키로 했다.

여야 개혁중진 5인모임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화갑(韓和甲) 의원 등 여야의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2년 정치를 바꾸는 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개헌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토론에서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이렇게 가다간 다음에 누가 대통령이 돼도 제왕적 대통령, 실패한 대통령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현행 단임제의 결함을 지적하면서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당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도 "정치를 바꾸려면 우선 청와대와 대통령, 행정부 중심의 정치에서 의회와 의원 중심의 정치로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택기(金宅起) 의원도 "지난 87년 민주화 개헌은 직선제 관철과 연임제 폐지 등을 위해 서둘렀기 때문에 미흡한 점이 있다"며 "예결산권 강화 등 국회 중심의 정치를 뒷받침할 개헌이 필요하며 복잡한 법체계도 정비해야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지난 14년간 5년 단임 대통령제를 겪으며 과연 그것이 국가시스템 작동에 효율적인 권력구조인가에 대한 많은 반성이 있었다"면서 "개헌논의에서 음모론적 냄새가 난다고 하는 것은 현재 직면한 국가적 위기를 감안할 때 사소한 것에 불과하며 지방선거때 국민투표를 하면 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늦은 것도 아니다"고 지방선거때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같은 당 김덕룡(金德龍) 의원도 "개헌 논의를 자신 또는 당의 유.불리 입장에서 따지다보니 합의가 안될뿐 합의만 하면 시간은 충분하다"고 주장했고 김영춘(金榮春)의원은 "21세기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인 대통령제의 합리적 변화와 국회의 권한강화,3권분립 강화 등을 위해 개헌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으로 할 경우8년간 대통령을 하는 일이 생겨 또다시 독재자를 맞이할 수 있다"면서 "개헌문제는 정치개혁의 화두가 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민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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