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효 제주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논설위원

지난 7월,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는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프치옴(VCIOM)과 공동으로 한국과 러시아 양국 국민의 상호 인식에 대한 여론 조사를 최초로 실시했다. 

러시아인들은 전망 있는 협력분야로 첨단 기술, 무역, 의료, 관광 등이라고 꼽았다. 특히 관광분야에 대한 설문 결과로 러시아인 중 49%가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응답했고 한국을 매력적인 관광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2016년 IMF가 발표한 PPP(구매력)기준 GDP 규모에서 세계 6위(대한민국 13위)국가이다. 지난 11월18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2017년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러시아의 산업생산증가율이 2016년 2/4분기에 1%를 기록하며, 5분기 만에 성장세로 전환됐고, 경기침체가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7년에는 국제 유가 및 서방제재가 현 상황처럼 지속되더라도 0.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물가안정, 실질소득증가율 상승 등으로 소비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향후에 우크라이나 위기 관련 대러 제재의 완화 또는 철회로 이어져 러시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2015년 12월 발표된 'UNWTO 관광통계'에 의하면 러시아는 연간 5400만명 이상의 해외여행객수와 500억 달러 이상의 관광지출을 하는 세계 5위 아웃바운드 관광국이다. 특히 방한 러시아 관광객의 수도 2013년 17만5360명이었던 것이 한러비자면제 협정이 체결된 이후 2014년 21만4366명으로 22.2% 증가했다. 물론 러시아 국내경제 상황이 악화된 2015년 18만8106명으로 다소 떨어지긴 하였지만, 우즈베키스탄 5만6986명, 카자흐스탄 2만9188명 등 구 소련 국가 외국인들의 방한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 5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15년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적별 방한 외국인환자 수에서 러시아가 3위, 카자흐스탄이 5위, 우즈베키스탄이 10위며, 1인당 평균 진료비에서도 국가가 거의 전액을 지원하는 UAE를 제외하면, 카자흐스탄이 461만원, 러시아가 380만원으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제주의 대학이나 고교에 개설된 외국어 강좌는 영어와 중국어에 편중돼 있고 러시아어를 비롯한 제2외국어 강좌는 드물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제주특별자치도 인재개발원이 제주도내에서는 거의 유일한 러시아어 강좌를 포함해 도민 대상 외국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초급 수준의 강좌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보니 향후 제주도를 방문하는 구 소련 국가 관광객들을 안내하고자 하는 인력이나 의료관광 통역에 뜻이 있는 도민들이 중·고급의 러시아어 강좌를 수강하고자 하면 온라인 강의나 도외 교육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2015년초까지 제주관광공사에서 진행하던 관광종사원 대상 러시아어 교육이 폐지된 것이 아쉽다.

중국어나 영어 등 수강생이 몰리는 강좌와 단기간에 수익이나 실적을 낼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은 사설학원을 비롯한 민간 교육기관에서도 앞 다퉈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장기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발전에 기여할 외국어 전문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균형있게 개설하고 운영하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의 몫이다.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의 외국어 교육 계획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장기적인 비전을 담아 수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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