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대우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최종 인수하면서 국내 주류업계는 물론 제주지역 경제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6월 ㈜제주소주의 인수 가계약을 발표할 당시 도민사회의 반발이 있었고,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번 최종 인수결정 발표에는 조심스런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인수발표 하자마자 도민 위주로 40여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사회를 자극하지 않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여론을 이끌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이마트에 대한 도민사회의 시선은 따갑다. 이마트가 소주시장이 아닌 공공재인 지하수에 대한 사업권에 오히려 눈독을 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1일 150t의 지하수 개발·이용허가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취수량 증산을 시도했다가 수차례 무산된 한진의 취수량 100t보다 50%가 많은 것이다. 

이마트가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무기로 지하수를 활용해 '먹는샘물'과 탄산수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이마트는 주류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당분간 소주에만 주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먹는샘물'과 탄산수 시장진출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있다. 

이마트가 자체 생산한 소주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골든존(고객의 눈에 가장 잘 띄는 판매대) 에 진열하고, 경쟁상대인 ㈜한라산의 상품은 구석에 배치하거나 아예 납품을 끊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마트의 소주시장 진출로 대기업이 제주의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것은 아닌지 향토기업을 억압하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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