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문학상 제4회 수상작「칼과 학」이 출간됐다.

칼과 학은 1회 수상작 구소은 장편「검은 모래」 2회 양영수 장편 「불타는 섬」 3회 장강명 장편「댓글부대」에 이은 네 번째 수상작이다. 

칼과 학은 고려시대 문인과 무인의 갈등을 배경으로 고려청자에 상감 기법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피지배계급에서 민중계급으로 이행하려는 천민들의 갈망을 그려낸 작품이다.

비색 청자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상감기법을 둘러싸고, 이를 억압하려는 지배계급과 예술의 혼을 담아 평화를 기원하는 천민계급의 첨예한 대결이 세세한 문체로 그려진다. 

왕의 다회를 준비하는 상서 시랑 주상우는 개경 궁궐에 들어온 그릇들을 살펴보던 중 그들 사이에 끼어 있는 상감청자 찻잔을 보고 당황한다.

그는 그 아름다움에 찬탄하는 한편 그것이 불러올 변화에 위협을 느끼고 칼잡이인 동생에게 상감청자를 만든 이를 찾아서 처단할 것을 지시한다. 

시대를 가르는 칼과 세상을 품으려는 예술의 암투가 시작된다. 

문학평론가 염무웅, 소설가 이경자, 현기영으로 구성된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은 "격조 높은 시적 문장의 경쾌한 속도감은 고전적 소재를 극복하기에 충분했다"며 "갈등구조는 평화의 미륵세상을 불러오려는 '소신공양'으로 마무리되는데, 이 장면이 지닌 극적 긴장감과 주제의 상징성에 심사위원의 일치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은행나무 출판사.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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