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일랜드 더블린 국제역외금융센터 홈페이지.
국제적인 자금이동은 별다른 수송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대신 국제금융 경쟁력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 국제자유도시가 상품과 자본의 이동을 제한하는 법적·제도적 장벽을 없애는 것이라고 볼 때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없이는 국제자유도시로의 완전한 기능을 할 수 없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따른 용역과정에서 ‘역외금융센터’관련 언급이 빠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왜 역외금융센터인가=용역과정에서 제시됐던 것은 ‘관광중심’의 자유도시지만 제주도는 관광을 중심으로 물류와 금융이 결합된 ‘복합형’에 힘을 싣고 있다. 재정경제부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외금융센터에 집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제주에 한해’ 가능한 모든 규제를 풀고 파격적인 특례를 많이 둔 상황에 인위적으로 타 지역과는 별도의 금융시스템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등의 최근의 조사결과는 그러나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이다.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 전제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외국 유력 금융기관 지사 등을 유치할 경우 국내 비거주자를 상대로 자금을 운용하는 순수한 형태의 역외 금융센터 설립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금융센터를 통한 수익보다는 금융센터 이용자들이 레저·휴양 등 관광 분야나 쇼핑을 통해 제공하는 수익 쪽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 볼 부분이다.

△득과 실=역외금융센터가 설립됐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일단 고용과 세수 증대에 기대를 걸 수 있다. 역시 현지인 고용 의무화 등 제도적 뒷받침이 전제돼야 한다.

선진 금융기법 습득과 전문인력 양성, 외화자금의 효율적인 조달과 운용, 국내 금융기관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금융 하부구조 발달 더 나아가 국가경제의 활성화와 국가 이미지 고양 등의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싱가포르나 괌 등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관광지 기능과 연결시킬 경우의 시너지 효과도 크다.

그렇다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 금융시장의 감독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외금융센터에 설치된 금융기관 등에 대한 효과적인 감독은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금융정책의 효율성 저하는 물론 재정경제부의 주장대로 돈 세탁 목적의 검은 돈 유입 등 금융범죄의 온상지가 될 수도 있다.

△전망=지금까지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한국은행 본점과 함께 분석한 말레이시아 라부안(IOFC·International Offshore Financial Center)과 아일랜드 더블린 국제역외금융센터(IFSC·International Financial Services Center)의 예를 봤을 때 우려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IOFC는 금융센터로의 효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지역내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이 관광지 기능 강화로 연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주민 소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IFSC 역시 실업률 타개라는 설립목적 대로 90년 1만9700명이던 은행부문 취업자수가 99년말에는 3만1100명으로 1만명 이상 늘었으며 취업자의 평균 수입도 10년새 32%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효과를 얻기에 앞서 두 센터 모두 6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쳤고 자국의 금융기관 국제화를 도모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설립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외금융센터의 장점만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역외금융센터 설립을 위해서는 도민적인 공감대 형성과 예산확보, 관계 법령의 제·개정, 외국 금융기관과 기업의 국내 진출이 전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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