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문화 결산 <상> 나오면 '큰 판'...반응은 미지근

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등 독보적 위치 확보
문화예술의 섬 조성 구체적 윤곽 없어 우려도

 
2016 제주 문화예술계는 정신이 없었다. 분야.장르별로 활발한 활동이 펼쳐지기는 했지만 '문화예술의 섬' '동아시아문화도시'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에 파묻히며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나마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며 전통과 정체성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것이 다행스럽고 다양한 문화 실험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두 차례에 걸쳐 문화계 한해 살이를 정리해본다.

제주문화예술계의 2016년 시계는 어느 때 보다 빨리 돌았다. 그만큼 한 일도, 할 일도 많아졌다.

가장 큰 결과물은 지난 11월 30일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다. 우리나라로는 19번째, 제주 차원에서도 2번째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을 확보하는 등 자연 유산에 이어 무형.문화유산에 있어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이슈로는 지난 8월 발표된 '민선 6기 후반기 중점 문화예술정책'이 가장 컸다. 핵심은 '동아지중해 문화예술의 섬' 브랜드화다. 이를 위해 세계섬문화축제를 17년 만에 부활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한예종 등 문화예술 전문인력 양성 교육기관 유치 △문화콘텐츠진흥원 출범 △문화 전문직렬 신설 △문화예술시설 융자 확대 및 창작활동 융자제도 도입 △제주어 병기 의무화 등도 제시했다.

'대표 축제 부재' 등의 이유를 들었지만 지역 내부에서는 아직 의문부호를 남겨둔 상태다. 전략 보고서에 8차례 대도민토론회가 열렸던'문화예술의 섬'조성 역시 아직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소통 부족 우려만 키웠다.

올해 8개월에 걸쳐 10여개 행사를 통해 제주와 중국 닝보.일본 나라와 다방면의 문화 교류를 이뤘던 '동아시아문화도시'사업 역시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남긴 사례다. 제주에서는 처음 시행되는 미디어파사드 등의 시도와 달리 홍보 부족 등 운영 미흡과 막판 불거진 사업대행사인 화동문화재단(WCO)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유종의 미를 챙기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주 차원에서 기념사업회가 구성, 전시와 세미나, 뮤지컬 등 문화사업이 풍성하게 진행됐는가 하면 제주 문학인들의 숙원사업인 '제주문학관'건립이 무려 6년여 만에 가시화됐다.

큰 그림만 보면 제주 문화예술에 부흥 바람이 이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것은 목표를 정해놓은 듯한 하향식 정책 구도와 땜질식 대응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좀 더 열린 '귀'가 필요하다는 주문은 숙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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