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재단·도립미술관 예산·비엔날레 추진 과정서 진통
제주합창단 지휘자 재위촉 논란…'촛불문화' 역할 부상

2016년에는 제주문화예술계가 최소 2년에 한 번 꼴로 겪는 '성장통'도 시작됐다.

눈에 띄는 것은 주요 문화예술계 수장이 다소 애매한 시기에 자리를 바꾸면서 선정 과정에서 진통이 발생하거나 사업 연속성에 대한 불안을 키웠던 예년하고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제주도 인사로 제주문화진흥원장이 바뀐 것을 제외하고 올해 제주문화예술재단과 도립미술관의 수장이 '젊은' 새얼굴로 교체됐다.

박경훈 제주문예재단 이사장의 경우 원희룡 도지사의 인수위원회 활동으로 정치적 배경이 논란이 됐다. 문화예술계 내부에서도 다소 편향적인 성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최종 '적임자'로 낙점됐다.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예외의 수'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행정.미술인이 잇따라 수장을 맡으며 지역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을 감안한 큐레이터 출신의 기획 전문가 선택에 무엇보다 제주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주목됐다.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등 기존과 분명 다른 행보였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박 이사장은 제주도의회의 내년 예산심의 과정에서 '제주도의 예산 몰아주기'의혹으로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재단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 일부가 문제가 됐는가 하면 문화재생 등 자체 기획사업 예산이 삭감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 관장은 고집스런 '비엔날레'추진 등으로 지역 미술계와 '불통'이 지적되는 등 생채기를 남겼다.

또 하나의 불통사례는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합창단에서 나왔다. 지휘자 재위촉 과정에서 평가에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해 진실공방을 거듭하며 '합창단'이 공연 아닌 논란으로 더 많이 기사화됐던 한 해였다. 제주도지방노동위원회의 원직 복직 판정에도 불구하고 '지휘권'등의 문제가 다시 제기되는 등 조용히 한 해를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청년작가들의 적극적 활동, 레지던스 등을 통한 다양한 문화교류, 그리고 '촛불문화'로 4.3 등에서 보여줬던 제주 예술인들의 사회적 역할이 부상됐다는 점이다.